지난해 로드킬 최다는 고양이 1만7527건..고라니보다 많았던 이유는
지난해 국내 도로에서 찻길 사고(로드킬)로 가장 많이 죽은 동물은 고양이와 고라니였다. 전체 피해 동물 가운데 70% 이상을 차지했다. 동물이 찻길 사고를 가장 많이 당하는 곳은 산림이나 농경지 등을 가로지르는 국도였다.
11일 국립생태원 조사를 보면 지난해 고양이가 1만7527건으로 가장 많은 사고를 당했다. 고라니(1만847건)가 바로 뒤를 이었고 너구리(2291건), 개(1605건), 노루(872건), 오소리(245건), 멧돼지(124건)순이었다. 새나 뱀, 다람쥐 등 기타 동물 사고는 375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동물 찻길 사고는 3만7261건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았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연 평균 발생 건수는 2만1536건이었다.
2020년까지는 고라니가 가장 많은 사고를 당했다. 지난해에는 고양이 사고가 고라니보다 더 많이 집계됐다. 동물 찻길 사고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국립생태원 송의근 전임연구원은 “기존에는 지자체들이 국도, 고속도로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다 보니 고라니 등 야생동물 사고 건수가 많았던 반면 고양이 사고 집계가 덜 되었던 것”이라며 “최근에는 도심지 내 정보도 수집하기 시작하면서 고양이 사고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국립생태원,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사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1일 ‘2022 로드킬 저감대책’을 발표했다. 동물 찻길 사고 다발 구간(1㎞당 5건 이상 발생) 중 상위 80구간을 골라 62구간 242.7㎞에는 2024년까지 야생동물 침입을 막기 위한 유도 울타리를 설치하고 울타리 설치가 어려운 곳을 포함한 26구간에는 운전자가 야간에도 인식할 수 있도록 발광다이오드(LED)로 주의표지판 64개를 설치한다. 또 사고 다발 구간 위치 정보를 내비게이션 업체에 제공해 오는 11월부터 해당 구간 진입 전에 운전자에게 음성으로 안내하도록 한다.
국립생태원 집계에 따르면 동물 찻길 사고가 잦은 80개 구간 중 국도가 62개 구간으로 가장 많았다. 지방도는 14개, 시도는 4개다. 국도가 고속도로 등에 비해 구간이 긴 만큼 사고도 잦다. 또 고속도로는 차량 속도가 빨라 동물 사고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한국도로공사나 민자고속도로 운영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동물 찻길 사고 저감시설을 설치해 놓은 사례가 많다. 송 연구원은 “사고가 잦은 구간들의 특징으로는 왕복 4차선 이상인 경우와 도로 주변이 야생동물이 서식할 수 있는 산림, 농경지, 초지 등의 환경인 경우, 고지대의 산간지역보다는 저지대일 때 등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20년 6월 환경부와 국토부는 동물 찻길 사고 다발 상위 50구간을 선정하고, 동물 찻길 사고 저감대책(2020~2022년)을 추진했다. 환경부는 상위 50구간에 유도 울타리, 동물 찻길 사고 주의 표지판 등을 설치한 결과 사고 건수가 2019년 1197건에서 2021년 237건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당시 선정됐던 50구간 중 4개 구간만 이번 사고 다발 구간에 다시 포함됐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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