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학교동물원',사육환경 관리·동물교육 등 안내와 지원은 전무

2022. 10. 1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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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용 의원 "아이들 인성에 효과 분명"..교육당국, 담당 부서 지정하고 기본적인 현황 파악에 나서야
[최인 기자(=전주)(chin580@naver.com)]
▲교내 동물 기르기의 주된 목적은 '생명존중의식함양'을 선택한 학교의 비율이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동물 기르기 시행 중인 학교 대상 설문
학교 내 동물 기르기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동물사육에 대한 안내와 동물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은 부족하다는 주장이 처음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 각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유·초·중·고·특수학교 중 총 1947개교에서 17만 2760마리의 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일군으로는 어류종이 2만 5300마리(강원도 1개교에서 기르는 꿀벌 13만 6500마리 제외)로 가장 많이 길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 유치원이 동물 기르기를 가장 많이 하고 있었으며 특수학교와 초등학교, 고등학교, 중학교 순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시도교육청을 통해 처음으로 모든 학교의 동물 현황을 조사했다는 데에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기르는 동물의 관리는 학교 자율에 맡긴 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담당 부서도 없이 동물 기르기에 대한 기본적인 안내와 교육프로그램 제공 등 관리 조치는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전국 유·초·중·고·특수학교 동물기르기 전체 현황※ 2022년 9월 기준   ⓒ전국 시도교육청 제출자료 재구성
어류를 제외하고 닭이 학교에서 가장 많이 길러지고 있었다. 포유류 중에서는 토끼의 인기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이 동물로는 전남 A 유치원에서 기르는 타조, B 유치원에서 기르는 산양, 경북의 C 유치원과 D 초등학교의 양도 있었다. 강원과 서울의 학교에서는 꿀벌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과거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햄스터 대신 다람쥐나 팬더마우스, 사막쥐, 펫테일저빌 같은 소형 설치류를 기르는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듄게코나 레오파드게코, 비어디드래곤과 같은 도마뱀의 인기도 높았다. 큰 사육장을 필요로 하는 대형 포유동물 대신 달팽이나 체리새우, 도둑게, 소라게, 가재 같은 갑각류도 많이 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교적 관리가 수월한 소형 동물군의 선호가 두드러졌다.

이번 전수조사는 교내에서 동물을 기르고 있는 학교를 대상으로 동물기르기의 주된 목적과 관리 현황에 대한 설문도 함께 진행했다. 

교내 동물기르기의 주된 목적을 묻는 질문에 '생명존중의식함양'을 선택한 학교의 비율이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기르던 동물이 폐사, 분양, 방생, 탈출 등의 경과로 처리된 경우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분양(6.25%), 방생(0.82%), 폐사(5.43%), 탈출(0.46%)을 경험한 학교가 있었다. 

주변의 민원 제기나 비용 부담, 감당하기 힘든 번식, 갑작스러운 동물의 폐사, 장기치료가 필요한 발병 등 유사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체 대응계획을 수립해 놓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학교의 30.71%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동물기르기 중 언제라도 벌어질 수 있는 유사상황에 대한 대비책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동물기르기 예산출처를 묻는 질문에는 대다수의 학교가 학교운영기본비, 교육청 지원예산으로 운영한다고 응답했다. 

교직원의 사비로 운영한다고 밝힌 비율은 유치원(3.2%), 초등학교(1.2%), 중학교(6.5%), 고등학교(5.6%) 순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학교 운영예산의 비중이 큰 상황 속에서 학교 부담을 덜어주는 재정지원이나 교직원 사비로 운영되는 학교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학교 내의 동물기르기를 전적으로 학교 자율에 맡기는 지금의 방식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7월 군포 수리산에 유기된 토끼 40마리가 발견됐는데 해당 토끼들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기르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급격한 번식에 관리가 어려워지자 교직원들이 야산에 방생한 사건으로 시청과 정부부처, 교육청도 방생에 대해 제대로 된 답을 주지 못했고 교내에서 관리하는 동물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촌극으로 밝혀졌다.

뒤늦게 서울교육청은 이번 동물기르기 전수조사를 진행하며 동물 관리에 대한 컨설팅 요청사항 조사도 병행해 교육청 차원에서 학교 동물기르기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뒷받침하며 기존 생명존중교육 등 프로그램을 활용해 동물보호, 반려동물 관리 등에 대한 교육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서 의원은 "교육청 차원의 관리가 전무한 현재의 방식으로는 동물을 기르는 학교에서 발생 가능한 유사상황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는 점에서 서울교육청의 지원책을 타 시도에서도 적극적으로 참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2016년부터 농촌진흥청 소속 국립축산과학원이 진행한 동물교감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공감능력(17%), 또래관계(18%), 자기효능감(23%)이 상승했다는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학교 동물기르기의 순기능은 분명한 만큼 동물을 기르는 학교를 규제하고 행정적 부담을 늘리는 대신 교육청에서도 동물 관리가 필요한 현장을 뒷받침하고 지원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진단이다.

서동용 국회의원은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교육부와 교육청은 담당 부서부터 지정하고 기본적인 현황 파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인 기자(=전주)(chin5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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