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상간녀를 며느리 취급하는 시어머니"..이혼 사유 될까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결혼 전부터 계속된 시어머니의 부당한 대우 때문에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11일 YTN라디오 ‘양소영의 변호사 상담소’에서는 4년 연애 끝에 임신을 해 남편과 결혼하게 됐다는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처음 시댁에 인사를 드렸을 때부터 시어머니가 자신을 탐탁치 않아했다고 밝혔다. A씨의 남편은 대기업에 다니고 있고, 남편의 집안은 식당 사업을 해서 부유했다고 한다. A씨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시어머니는 “아들을 아직 선 시장에 내놓지도 않았는데 결혼한다니 속상하다”, “A씨가 연상이어서 못마땅하다”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결혼 후에도 시어머니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A씨는 “만삭인 저에게 식당 김장 담그는 일을 시키고, 집에 가져가 아들에게 먹이라고 해서 무거운 김장 통을 들고 집에 오다 하혈해 조산의 위험을 겪었다”며 “매일 아침 시어머니에게 안부전화를 드려야 했다”고 말했다. 시어머니는 또 “누구 며느리는 의사인데 그렇게 연봉이 높다”는 등 지인의 며느리를 언급하며 주부인 A씨와 다른 사람들을 비교했다고 한다.

A씨가 고된 시집살이에 힘겨워하는 동안 A씨의 남편은 바람이 나 집을 나갔다고 한다. A씨는 “남편은 상간녀를 데리고 시댁에 들어가 버젓이 동거를 했다”며 “심지어 시어머니는 상간녀가 마음에 들었는지 사실상 며느리 역할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아버지의 장례식을 며느리인 저에게는 함구한 채 상간녀에게 상복을 입혀 장례에 참석하게 하고 설날 차례에도 상간녀가 참석하게 했다”면서 “이런 기막힌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최지현 변호사는 남편의 부정행위가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는 “남편이 부정행위를 했기 때문에 재판상 이혼 사유에 충분히 해당한다”며 “혼인파탄의 책임이 전적으로 남편에게 있기 때문에 남편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최 변호사는 “이 혼인 관계 파탄의 유책 사유에 시어머니의 비중이 높아 보인다”며 시어머니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변호사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했던 시집살이는 사실 민법 840조 3호 ‘직계존속의 부당한 대우’로 청구해볼 수는 있지만 인정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며 “부당한 대우에 해당하려면 단순히 시집살이로 혼인생활이 불행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혼인을 유지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데 이 사연의 경우 시어머니가 아들의 부정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며 “명백하게 ‘직계존속의 부당한 대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연자는 시어머니를 피고로 해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