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도중 성희롱 발언한 중학교 교사, 해임불복소송서 패소

학교 수업 도중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해 해임 처분을 받은 전직 중학교 교사가 청구한 소송에서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성적 농담 등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가 해임된 중학교 교사가 징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11일 뉴스1에 따르면 인천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정창근)는 인천 소재 한 중학교 교사였던 A씨가 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무효 등 확인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근무하던 중학교에서 수업하던 도중 학생들에게 '처녀막 수술' '키스의 5단계' 등 성적 수치심을 주는 부적절한 발언을 해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해임 처분됐다.

A씨의 발언은 지난 2018년 '스쿨미투(나도 당했다)' 운동이 벌어진 시기 인천시교육청의 전수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당시 인천시교육청이 A씨가 근무하던 중학교를 전수조사한 결과 총 가해지목 건수 302건과 피해 학생의 수사 의뢰 133건이 드러났다. 이 가운데 A씨에 대한 가해지목 건수 197건, 경찰조사 요구 106건에 달했다. 당시 학생들은 전수조사 과정에서 A씨의 발언을 듣고 "불쾌하고 수치스러웠다" "교사가 학생에게 할 말인지 의문이 들었다" 등 피해를 호소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지난 2019년 12월6일 A씨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했고 교육청 교원징계위도 이를 받아들여 지난 2020년 6월4일 해임 징계처분을 의결했다.

그러나 A씨는 해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비위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자신이 해당 발언을 한 상황에 대해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행위만을 바라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비위행위와 피해 호소 횟수가 많고 발언의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더라도 '성희롱'이라고 판단해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고에 대한 가해지목 건수와 경찰조사 요구가 상당하다"며 "원고의 비위행위는 성희롱으로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해당 발언은) 청소년기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학생을 보호하고 교육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다수의 학생에 비위행위를 했다"며 "비위행위의 구체적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징계처분의 한계를 벗어났거나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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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태 기자 jun_elija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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