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대규모 폭격 지시한 푸틴, 러 강경파 압력에 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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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키이우 등을 향한 러시아의 대규모 폭격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강경파들의 압박에 못 이겨 '굴복'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BBC방송 등은 이번 공습을 러시아 내부 강경파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푸틴 대통령의 대응으로 해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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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키이우 등을 향한 러시아의 대규모 폭격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강경파들의 압박에 못 이겨 '굴복'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BBC방송 등은 이번 공습을 러시아 내부 강경파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푸틴 대통령의 대응으로 해석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거센 진격에 최근 러시아군이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밀리는 양상을 보이자 전쟁을 지지하는 세력의 불만이 극에 달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무마시킬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푸틴 대통령의 지지자이자 전쟁 강경론자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 공화국 수장이 군 수뇌부를 '무능하다'고 몰아세우는 등 러시아 강경파 사이에서는 근래 러시아군이 보인 무기력함을 성토하면서, 전선에서 더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8일 크름대교 폭발사고 이후에는 매파 언론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가 우크라이나를 관대하게 대해 러시아가 고통을 받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를 암흑 시대로 처넣어야 한다고 말하며 무자비한 복수를 주문하는 등 강경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러시아 정치 평론가 아바스 갈리야모프는 이런 상황에서 감행된 러시아의 공습에 대해 "러시아 내 정치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푸틴이 아직 건재하다는 사실을 지배계층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바스는 그러면서도 "힘의 과시가 목적이었겠지만, 오히려 무력함이 드러났다"며 "이것 말고 군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강경파들은 이번 공습에 일제히 환호하면서 러시아군의 향후 움직임에도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카디로프 체첸 수장은 이날 공습에 대해 "100% 만족한다"며 "젤렌스키, 도망쳐"라는 글을 SNS에 올렸습니다.
러시아 국영 TV쇼 앵커 올가 스카베예바는 '솔직히 말해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 작전은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는 지난 7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제 시작되려다 보다"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종군 기자 알렉산드르 코츠는 이번 공습이 "일시적인 보복이 아닌 새로운 전쟁 체계이길 바란다"며 우크라이나가 국가의 기능을 상실할 때까지 폭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공습을 크름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 공격'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우크라이나의 추가 공습을 단념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번 공습이 "러시아 국방부와 군 참모부의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하며 "우리 영토에서 이런 일들이 계속된다면 러시아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이날 발언에서 크름대교 폭발 사고의 배후로 서방을 지목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현재로선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와 갈등을 일으키기보다 전쟁 확산을 통제하는 데 더 관심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으로 세르게이 수로비킨 육군 대장을 임명하는 등 전쟁을 키우려는 행보도 보이고 있습니다.
수로비킨은 30년 넘는 세월 동안 전장에서 부패와 가혹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악명이 높은 인물입니다.
러시아 정치·사회학자인 그리고리 유딘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키워야 한다는 강경 매파들의 압박에 굴복했다"면서 "그는 곧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해 전쟁 위협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안상우 기자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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