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 "궐련형 전자담배는 연초 대체재..독성물질 노출 정도 낮아"

고재원 기자 2022. 10. 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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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장기 연구수행 결과 발표..학술지 지난 8월 게재
데이비드 오라일리 BAT 과학연구총괄은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온라인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BAT 제공

세계 최대 담배회사인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로스만스가 연초 담배를 끊고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를 핀 집단의 독성물질 노출 정도가 연초담배를 핀 집단에 비해 낮다는 자체 분석을 내놨다. 301명을 1년 간 장기 관찰해 얻은 결과다.

다만 연초담배를 아예 끊은 집단에 비해선 독성물질 노출 정도가 대체로 높았다. 흡연경험이 아예 없는 집단보다도 당연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오라일리 BAT 과학연구총괄은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공개하며 “궐련형 전자담배는 전통적 연초 담배의 대체재로 쓰일 수 있다”며 “궐련형 전자담배의 위해 저감성을 입증하기 위한 과학적 장기 데이터 확보를 위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오라일리 총괄이 이끄는 연구팀은 2018년 연구에 착수했다. 참가자 모집을 시작해 2019년 모집이 완료됐다. 금연 의사가 없는 흡연자 276명이 그룹 A와 B에 무작위로 배치됐다. 그룹 A에 79명, B에 197명이 선정됐다. 금연 의사가 있는 흡연자 190명은 그룹 D에 배치됐다. 

이 중 담배를 핀 인원이나 중도포기 인원 등을 제외해 그룹 A 55명, 그룹 B 116명, 그룹 D 96명이 1년 장기 연구에 참여했다. 흡연 경험이 전무한 인원 34명은 그룹 E에 배치돼 대조군으로 활용됐다. 23~55세 사이 성인 총 301명이 1년 장기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독성물질 노출 바이오마커(BoE) 14개와 폐질환이나 암 등 잠재적 위해 지표(BoPH)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연초 담배를 끊고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를 핀 집단의 독성물질 노출 정도가 연초담배를 핀 집단에 비해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가령 ‘NNN’이란 발암물질은 글로를 핀 집단의 경우 연초담배를 지속해 핀 집단에 비해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적 위해 지표 역시 연초를 지속 흡연한 집단과 비교해 낮았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글로를 핀 그룹에서 폐암과 관련된 DNA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생체지표의 유의미하고 지속적인 감소, 심혈관질환(CVD) 및 기타 흡연 관련 질병의 조기 발병과 관련된 염증 지표인 백혈구 수의 유의미하고 지속적인 감소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담배를 태우는 과정이 있느냐가 연구결과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라일리 총괄에 따르면 물질을 태우는 연소 과정에서는 연료와 산소, 충분한 열이라는 조건이 필요하다. 이 조건이 제대로 갖춰진 상황에서는 탄화수소와 산소가 반응해 물이 생성된다.

다만 공기 중에는 이렇게 완전한 연소가 될 만큼 충분한 양의 산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불완전연소가 일어나면서 일산화탄소와 같은 유해 산화물이 배출된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연소가 발생하지 않는 온도를 유지해 담배연기 대신 니코틴이 함유된 에어로졸이 생성된다. 대신 불완전연소가 일어나지 않아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연초를 피다가 아예 담배를 끊은 집단의 경우 독성물질에 노출되는 정도가 크게 감소했다는 게 오라일리 총괄의 설명이다. NNN는 연초를 피다 아예 담배를 끊은 집단에서 1년 후 50% 감소했다. 글로나 연초 담배를 아예 핀 경험이 없는 집단의 경우 독성물질 노출 정도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나 연초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독성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크게 사라진다는 의미다.

오라일리 총괄은 “글로가 일반 담배의 대체제 역할을 해 전체의 위해저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과학적 증거를 제시했다”며 “소비자와 규제당국의 신뢰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내과 및 응급의학과’에 지난 8월 28일 공개된 것이다. 해당 학술지의 ‘임팩트 팩터(IF·영향력 지수)’는 2021년 기준 3.5다. 임팩트 팩터는 다른 연구자가 해당 학술지를 얼마나 많이 인용했는지를 지표로 나타낸 것으로 학술지의 영향력을 따질 때 흔히 쓰인다. 3.5는 학술지 중 Top 4%에 속한다. 

또 BAT 관계자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를 추적한 연구 중 최장기 연구 중 하나로 꼽힌다. 지금까지의 담배 유해성 연구들은 대부분 관찰기간 동안 금연 집단에서 흡연자가 속출하고 실험자에게 이를 속이는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피험자들에 궐련 담배 흡연 여부를 확인하는 생체지표인 ‘시안화에틸아미노산’ 검사를 도입해 실험 결과에 영향을 미칠 행동을 한 피험자들을 걸러낸 것을 강조했다. 

한국은 일본에 이은 세계 2위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다. 국내에서 시장이 점점 확대 중이다. 일반담배 시장의 약 17%를 차지한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K&G가 점유율 1위를, 그 뒤를 BAT와 필립모리스가 쫓는 형국이다. 필립모리스 역시 불을 붙여 담뱃잎을 태워 피우는 연초담배 대신 발암 확률이 낮은 전자담배로 시장을 옮겨가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전략에 여전히 건강을 위해서는 '차악'인 전자담배보다 완벽한 금연이 필요하다는 보건단체와 과학자 사회의 비판도 제기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오고 있다.

김은지 BAT 로스만스 대표는 “2020년에는 6.04%에 불과했던 글로의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이 올해 6월 기준으로 약 12%까지 올랐다”며 “한국의 모든 이해관계자와 고객, 직원 및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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