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증상 악화 27% 억제.. 日제약사 신약 최종임상

도쿄/성호철 특파원 2022. 10. 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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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성 "신청 들어오면 빠르게 심사"

일본 제약사인 에자이가 알츠하이머 신약인 ‘레카네맵’의 마지막 단계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증상 악화를 27% 억제해 효과가 충분하다는 결과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에자이의 발표와 관련, “승인 신청이 들어오면 빠르게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에자이는 연내 신약의 승인을 신청하고 내년에 시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류의 마지막 고통이라는 치매의 정복에도 의학의 진보가 한걸음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1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에자이는 지난달 28일 최종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시험에서는 알츠하이머의 초기 단계 환자 1795명을 두 그룹으로 분리했다. 한쪽에는 레카네맵을 2주에 한번씩 주사하고, 다른 쪽에는 가짜 약을 투여했다. 1년 반이 지난 시점에서 두 그룹의 기억력과 판단력을 비교했더니 레카네맵 투여 그룹이 가짜 약 그룹보다 인지 능력 저하와 같은 증상 악화가 27% 억제됐다. 에이자이 측은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진행 속도를 느리게 하는데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는 뇌에 비정상적인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Aβ)가 누적되면서 서로 결합해 뇌신경을 손상시키는 게 원인이다. 이전에도 알츠하이머 신약은 에자이의 알리셉트 등 4종류가 있었지만 큰 호응을 받지는 못했다. 알츠하이머에 걸리면 신경 전달 물질이 감소하는데 이전의 신약은 신경 전달을 도와주는 정도의 역할에 그쳤다. 장기 복용하면 증상 완화 효과가 점차 사라지는 문제도 제기됐다.

하지만 항체약인 레카네맵은 뇌신경에 붙어있는 아밀로이드베타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완전 제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인정됐다는 게 이번 임상 결과였다. 도쿄대의 이와츠보 다케시 교수(신경병리학)는 마이니치신문의 취재에 “알츠하이머 증상의 진행속도가 100km였다면, (신약 복용으로) 평균적으로 70km가 됐다는 의미”라며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기간이 이전보다 길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츠보 교수는 “이미 발병한 중증 이상의 환자가 아니라, 알츠하이머가 발병하기 직전이나 직후의 환자에게 이 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후생성 측은 “(신약에 대한) 사회적인 희망, 기대감이 매우 크다”는 입장이다. 에이자이는 연내 승인 신청할 계획이며, 정부도 신청이 들어오면 바로 심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실용화에는 과제도 많다”고 보도했다. 돈 문제다. 알츠하이머 발병 전후의 초기 환자가 투여 대상인데, 판별을 위해선 검사 비용이 수백만원대인 PET(양전자 방사단층 촬영) 검사가 필요하다.

약값도 아직 명확하게 발표되지 않았다. 에자이는 레카네맵과 유사한 신약인 에이듀카누맵을 미국에서 승인 받았는데 초기 약값이 1인당 연 600만엔(약 6000만원)이 넘는 가격이었다. 에이듀카누맵도 알츠하이머 신약이지만 일본에선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일본에는 약 600만명의 치매 환자가 있으며, 약 70%가 알츠하이머병이다. 발병 전인 초기 인지장애인을 포함하면 1000만명 정도라는 추계도 나온다. 나이토 하루오 에자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신약 가격과 관련, ”(의료적 가치와 사회적 기여 효과, 환자가 지불 가능한 수준 등) 여러 측면을 모두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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