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왕족도 반한 매화꽃 그림
이한나 2022. 10. 11. 14:00
남종화 정신 잇는 허달재 개인전
송현동 이화익갤러리 25일까지
송현동 이화익갤러리 25일까지
무질서해보이는 붓자국이 흩날린다. 전시장 안에 매화가 가득하니 봄날처럼 화사하다. 갑작스런 가을 추위도 잊게 만든다.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신남종화(新南宗畵)를 대표하는 직헌 허달재(69) 개인전이 25일까지 열리고 있다. 가로 4m에 달하는 4폭 대작부터 소품까지 백매(흰 매화)와 홍매(붉은 매화)를 담은 20여점이 펼쳐졌다. 한지에 전통적인 담담한 색을 쓰는 한국화임에도 불구하고 여러겹 바탕색을 곱게 칠하고, 금니(금박가루)를 적절히 배합하니 아주 현대적이다. 특히 백매 그림은 빈센트 반 고흐가 조카 탄생을 기뻐하며 그렸던 유화 '아몬드 나무'도 연상시키지만 좀더 자유롭고 추상적인 붓질이 인상적이다.
이화익 대표는 "전통 한국화로 그린 매화 작품이 아부다비 왕족 컬렉션에 소장되는 성과를 얻었다"며 "지난해 11월 열린 '아부다비 아트'에서 2~3m폭에 달하는 대형 매화 작품 3점이 완판됐다"고 밝혔다.
허달재 화백은 남종화 대가인 의재 허백련(1893~1977)의 장손으로 어릴 때부터 조부를 사사했다. 한국 남종화를 정립한 추사 김정희와 애제자였던 소치 허련, 의재 허백련으로 이어진 것이다. 수묵 위주로 작가의 상상과 느낌을 담는 남종화는 채색 위주로 사실적인 북종화와 함께 동양화의 양대 산맥이다.
그는 현재 의재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 조부의 정신을 알리는 한편 1400년 역사의 삼애다원을 운영하며 춘설차(春雪茶) 재배를 3대째 이어오고 있다.
윤진섭 평론가는 "화선지 위에 옅은 물감을 확 뿌려놓은 것처럼 종이 전면에 고르게 퍼져있는 매화는 매우 평면적으로 느껴진다"면서 "직헌의 그림에 나타나는 현대적 감각은 전통의 갑갑한 틀 안에 갇히지 않고 조용한 가운데 움직이는 면모를 보인다"고 평했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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