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 뿌리는 코로나 백신 영국 첫 임상결과 '기대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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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개발 중인 콧 속에 뿌리는 비강 백신이 첫 임상시험에서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참가자들에게 비강백신을 투여한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의 항체는 형성되지 않았다.
비강백신을 두번 투여한 참가자 중 일부에게서만 약 한 달 동안 코로나19에 면역력을 가질 정도의 항체가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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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개발 중인 콧 속에 뿌리는 비강 백신이 첫 임상시험에서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콧속(비강)에 투여했지만 유의미한 수준의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스프레이를 사용해 코 점막에 뿌리는 방식으로 투여하는 비강백신은 기존 근육주사 방식의 백신보다 코와 기도 등 호흡기에 더 잘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경로인 신체 기관인 콧속에 직접 투여해 주사형 백신보다 빠르게 바이러스와 맞닥뜨려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비강백신이 앞으로 코로나19 방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였다.
1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가 자금을 지원한 코로나19 비강백신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참가자들에게 비강백신을 투여한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의 항체는 형성되지 않았다. 비강백신을 두번 투여한 참가자 중 일부에게서만 약 한 달 동안 코로나19에 면역력을 가질 정도의 항체가 검출됐다. 대다수 참가자는 백신 기초접종을 완료한 사람들 보다 낮은 수준의 항체 형성률을 보였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력이 없는 30명과 비강백신으로 추가접종을 받은 12명의 실험 참가자를 조사한 결과다.
샌디 더글러스 영국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비강 백신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 만큼의 결과를 보이지 못했다”며 “코와 폐에 백신을 직접 전달하는 것은 유망한 방법이지만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비강백신의 효과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비강백신이 효과를 보이지 못한 원인으로 콧속에 뿌려진 백신이 목구멍을 통해 식도로 삼켜 넘어갔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신의 농도를 더 진하게 하거나 백신의 양을 늘려 호흡기 내벽에 달라붙는 양을 늘리는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강백신은 현재 러시아, 중국, 인도에서 사용이 승인됐다. 러시아는 4월 모스크바 가말레야 국립유행병‧미생물학연구소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 백신의 비강형 버전을 승인했으며 인도도 지난달 초 자국 제약기업이 개발한 분무 형태의 백신을 승인했다. 중국은 지난달 3일 중국 제약기업 칸시노바이오로직스가 개발한 백신 콘비데시아의 비강형 버전을 부스터샷용으로 긴급 승인했다.
국내 기업 중에선 진원생명과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1호 백신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비강 스프레이 형태의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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