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대회 앞 시진핑 '인민영수' 칭한 다큐 방송..3연임·위상강화 힘 실어

이종섭 기자 2022. 10. 1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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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CCTV가 지난 8일 방영한 다큐멘터리 <링항> 1부에 ‘인민영수는 인민의 사랑’이라는 자막이 들어가 있다. CCTV 캡처

오는 16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관영 CCTV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인민영수’로 칭한 다큐멘터리를 방송하고 있다. 시 주석이 제20차 당 대회에서 인민영수라는 칭호를 받으며 3연임을 확정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CCTV는 종합 채널인 CCTV-1을 통해 지난 8일부터 <링항(領航·항로를 인도하다)>이라는 16부작 다큐멘터리를 방송하고 있다. 당 대회 개막 전날인 15일까지 매회 두 편씩 각각 30분 분량으로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시 주석이 처음 공산당 총서기에 선출된 제18차 당 대회 이후 지난 10년 동안 이룬 성과들을 집중 조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CCTV는 “<링항>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단결해 전 당과 전국 각 민족·인민을 이끌고 새 시대에 걸어온 비범하고 웅대한 역정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다큐메터리 제작에는 당 중앙선전부와 중앙당사·문헌연구원,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국가광파전시총국,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등 당·정 기관이 총동원됐다.

<링항>은 지난 8일 1부 방송에서 인민영웅이라는 표현을 등장시켜 특히 눈길을 끌었다. ‘장둬위안항(掌舵遠航·키를 잡고 멀리 항해하다)’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된 <링항> 1부에서는 시 주석이 집권 이후 추진한 탈빈곤과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등을 소개하고 각 지방을 시찰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또 방송의 말미에는 시 주석이 지방 시찰 당시 환영 인파에 둘러싸인 모습과 함께 ‘인민영수는 인민의 사랑(人民領袖人民愛)’이라는 내레이션과 자막이 등장한다. CCTV는 1부 방송에 대해 “시진핑 총서기의 두려움 없는 책임, 넓은 도량과 비범한 도략, 인민의 감정 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인민 대중과의 긴밀한 연결 속에서 형성되고 역사와 시대가 선택한 당 중앙과 전 당의 핵심으로서 총서기의 지위를 심도 있게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 주석이 이번 당 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에 3연임하면서 인민영수라는 칭호를 얻고 당내 위상을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인민영수라는 칭호는 시 주석이 ‘위대한 영수’로 불렸던 마오쩌둥(毛澤東)과 같은 반열에 오르고 향후 공식 직책을 맡지 않더라도 평생 배후에서 실질적인 최고 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마오 이후 지금까지 국가주석들은 ‘당의 핵심’이나 ‘최고지도자’라는 칭호를 사용했다. 또 공산당은 이번 당 대회에서 당장(黨章·당헌)에 ‘두 개의 확립(양개확립·兩個確立)’과 ‘두 개의 수호(양개수호·兩個維護)’라는 표현을 삽입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두 가지 모두 CCTV가 언급한 당 중앙과 전당의 핵심으로서 시 주석의 지위와 관련 있는 표현이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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