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바다의 대장동' 된 태양광·풍력 비리

2022. 10. 1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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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속속 드러나는 신재생 요지경

중국에 사업권 넘겨 돈 챙기고

26兆 대출.펀드 부실화도 심각

탈원전 후유증도 갈수록 심화

거품 뺀 접근 중요한 탄소중립

올겨울 추위 특단 대책도 시급

지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45조 원의 정부·민간 자금이 투입된 태양광·풍력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새만금 해상풍력 사업권을 중국에 팔아넘겨 720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바다의 대장동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일가족을 총동원한 국립대 교수가 문 대통령이 앞장섰던 국가사업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금융권이 투자한 26조5500억 원의 대출·펀드가 온전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미 환매 중단 사태가 시작됐고, 금리 상승에 의한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문 정부의 태양광·풍력은 감당하기 어려운 과속이었다. 지난 5년 동안 전체 발전설비는 134.1GW로 14.7% 늘어났을 뿐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에 태양광·풍력 설비는 4.8GW에서 20.2GW로 4배가 넘게 늘어났다. 특히, 태양광은 3.7GW에서 18.5GW로 5배로 증가했다. 애써 가꿔 놓은 숲·농지·저수지가 훼손됐다. 태양광·풍력만 늘어난 게 아니다. 온실가스와 초미세먼지를 쏟아내는 액화천연가스(LNG) 화력 설비도 41.2GW로 8.6GW나 늘어났다.

태양광·풍력·LNG의 증가가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어렵게 만든 것은 역설적인 일이었다. 태양광·풍력의 심각한 비효율 때문이다. 설비의 비중이 15.1%나 되는 태양광·풍력이 생산하는 전력의 비중은 고작 4.7%에 지나지 않는다. 중위도 지역에 위치한 우리에게 태양광·풍력 설비의 비효율은 필연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일사량은 캘리포니아의 65%에 지나지 않는다. 장마철과 겨울철의 태양광은 무용지물에 가깝다. 풍력 설비의 가동에 필요한 바람의 품질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우리가 함부로 남의 흉내를 낼 수 없는 이유다.

태양광 발전의 비용이 태양광 패널의 단가만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원전보다 170배나 더 넓은 부지를 마련하는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풍력 설비에 필요한 부지도 원전의 34배나 된다.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에게 태양광·풍력은 절대 만만치 않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해상·수상 풍력에는 부지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곧이곧대로 믿을 게 아니다. 새들의 쉼터로 변해 버릴 해상·수상 태양광과 63빌딩 높이의 해상 풍력 설비를 유지·관리하는 일도 공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려면 원전보다 6.8배나 더 많은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풍력의 경우 무려 8.1배의 비용이 필요하다. 환경과 국민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소박한 이유만으로 무시하기 어려운 부담이다. 결국, 무모한 재생에너지 확대의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떠넘겨질 수밖에 없다. 한전이 부실·적자의 늪에 빠져 버렸고, 안정적인 전력 수급 체계가 심각하게 무너져 버린 것이 그 결과다.

‘탈핵’으로 시작해 에너지전환·그린뉴딜을 거쳐 ‘탄소중립’까지 들고나와서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탈원전 정책은 폐지할 수밖에 없다. 태양광·풍력이 친환경이라는 주장은 비현실적인 궤변이다. 태양광·풍력의 극심한 간헐성과 변동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화석연료인 LNG를 동원해야만 한다.

우리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처음부터 부정·비리의 온상이었다. 김대중 정부가 호기롭게 밀어붙였던 발전차액지원제도를 10년 만에 폐지한 것도 재생에너지 마피아의 극성 때문이었다. 매년 4000억 원이 넘는 비용이 중국으로 흘러갔다. 정부의 지원으로 시장을 만들어 주면 기업이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는 기대는 탁상공론이었다. 인허가 과정에서부터 지역 주민들과의 고질적인 마찰을 피하지 못했던 태양광·풍력 설비는 결국 혐오시설로 전락해 버렸다.

물론, 미래의 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에 대한 관심을 포기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재생에너지 확대가 만만한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부정·비리를 차단하는 확실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쉽지 않다. 발전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기술이 필요하고, 마구 쏟아져 나올 폐기물을 처리하는 대책도 준비해야 한다. 태양광 패널과 풍력 블레이드의 재활용은 말처럼 쉬운 일이 절대로 아니다. 비현실적인 탄소중립의 거품을 걷어내야 하고, 당장 올겨울의 추위에 대비한 특단의 대책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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