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금리 보완책과 통화 스와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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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한 달 동안 외환보유액이 197억 달러 급감하면서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과 외환위기의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외환 당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외환보유액이 2배나 증가했고 GDP 대비 비중과 총외채 중 단기외채 비중도 양호해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므로 이번엔 다르다고 강조한다.
또, 외환위기 모형에서 강조되는 것은 환율 안정을 위한 외환시장 개입으로 외환보유액이 소진될 때 위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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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지난 9월 한 달 동안 외환보유액이 197억 달러 급감하면서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과 외환위기의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외환 당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외환보유액이 2배나 증가했고 GDP 대비 비중과 총외채 중 단기외채 비중도 양호해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므로 이번엔 다르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막대한 외환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달러당 1400원 선을 넘어섰고, 외환위기에 대한 불안감 또한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먼저, 선진국과 다른 한국 경제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국제통화를 가지고 있지 않아 자본 유출 시 외환 부족의 위험이 상존한다. 여기에 수출의존도가 높아 세계 경제의 침체는 우리의 무역수지를 악화시켜 대외 신인도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의 주식 투자 비중 또한 높아 한·미 금리 역전과 환율 급등은 자본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 게다가 북한의 안보 위협도 외환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기침체 등을 고려하면 현재의 4167억 달러 외환보유액을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음으로, 외환보유액 급감은 위기의 시그널이 될 수 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9월까지 524억 달러 줄었다. 위기의 시그널인 외환시장압력(EMP) 지수에 따르면 환율 급등과 외환보유액 감소는 위기의 중요한 사전적 신호다. 또, 외환위기 모형에서 강조되는 것은 환율 안정을 위한 외환시장 개입으로 외환보유액이 소진될 때 위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1997년 위기 때도 우리는 이런 과정을 밟았다. 또 하나, 과거와 달리 지금은 한번 소진된 외환보유액을 다시 늘리기가 어렵다. 2019년부터 시작된 개입량 공개로 인해 개입에 의한 외환보유액 늘리기가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경우 원·달러 환율은 더 높아질 우려가 있다. 외환보유액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큰 것이다.
끝으로, 외환시장 개입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은 줄일 수 있지만, 환율의 상승 추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외환보유액만 소진할 가능성이 크다. 환율이 급등하는 배경이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있지만 국내 요인에도 있기 때문이다. 대중(對中) 수출 감소로 무역적자와 경기침체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GDP의 100%를 넘어선 가계부채와 부동산 버블 그리고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임금 인상과 노사 분규도 경제의 펀더멘털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이러한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 외환시장 개입만으로는 환율을 안정시킬 수 없다.
카르멘 라인하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외환 당국이 “이번엔 다르다” 하고 안이하게 대처하면 위기를 막을 수 없다고 경고한다. 정책 당국은 한·미 통화 스와프를 통해 외환 공급에 대한 불안감을 낮추고 수출 증대로 무역적자를 흑자로 전환시켜야 한다. 또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때 가계부채 부실화와 부동산 버블 붕괴를 막을 수 있도록 사전에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외환위기는 국민경제에 너무 큰 충격을 주므로 작은 위험성이 있더라도 충분히 대응해야 한다. 지금은 외환 당국의 신중한 정책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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