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선 왜 망했는가" 발언에 여론 싸늘.."이완용도 애국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일본군 한국 주둔설’에 반발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에 여론이 싸늘하다. “식민사관의 답습”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여당도 목소리를 키웠다.
11일 정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전한 기사의 온라인 댓글창에는 비판 글이 쇄도한다.
이날 정 비대위원장은 SNS를 통해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라며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문재인 청와대 국민소통실은 2021년 12월 26일 ‘대한민국이 세계군사력에서 6위를 차지하는 군사강국’이라고 브리핑했다. 이런 조사 결과를 발표한 미국 군사력 평가기관은 2022년 4월 다시 한국의 군사력을 세계 6위로 평가했다”면서 이 대표를 향해 “경박한 역사 인식으로 국민을 현혹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10일 SNS 방송을 통해 일본 자위대를 군대로 인정해 욱일기와 태극기 함께 휘날리며 합동군사훈련을 한 것이 나중에 역사적으로 어떤 일의 단초가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의 동해 연합훈련과 관련해 일본군의 한반도 진주와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날이 실제로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일본 자위대와 독도 근처에서 실전 훈련을 하는 것은 자위대를 군대로 인정하는 행위이고, 이는 일본 우익과 집권 자민당이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비대위원장이 “이재명의 일본군 한국 주둔설은 문재인의 ‘김정은 비핵화 약속론’에 이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망치는 양대 망언이자 거짓말”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토착 왜구의 주장을 여당을 대표하는 자가 하다니 통탄할 일이다” “국모를 처참하게 죽이고 온 조선땅을 도륙한 (일본군이) 정당했다는 것이냐. 집안이 무력하면 강도가 들어와 도륙을 해도 무방하다는 거냐” “일본이 청일 러일 전쟁 다 이기고 우리나라 광산 철도 부설권 강제 수탈, 외교권 박탈 (등을 했다.) 그래서 망했다” “이게 집권여당의 가치관이네. 이완용도 애국자란 말이 곧 나오겠군” 등의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야당의 공세도 이어졌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 “정 비대위원장의 발언과 인식이 일제가 조선을 침략할 당시 명분 삼은 전형적 식민사관의 언어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이 같은 언어가 사용될 줄 몰랐다”고 비판했다.
오 대변인은 “식민을 정당화 한 이완용 같은 친일 앞잡이가 설파한 내용을 여당 대표가 말할 줄은 몰랐다”며 “일본 해군이란 표현에 항의도 못하는 정부 여당의 모습에 일본 평화헌법 개정에 동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앞장서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으로 가는 것인지, 대한민국이 하위호환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국민의 우려가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대한민국의 국가 위상을 지킬 정부가 북한과 전쟁을 불사하려는 강대강 대립을 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두려움보다 낙탄사고에 대한 두려움을 더 크게 한 것이 우리 정부”라고 꼬집었다.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전용기 의원은 “윤석열 정권이 일본의 눈치를 보는 이유가 무엇인가. 왜 굴욕의 역사가 반복돼야 하는 것인가”라며 “일본이 이렇게 날뛸 수 있는 것도 우리 정부의 무능이 좌초한 일이다. 일본 자위대를 동해에 들인 것도 (독도가) 자기 영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해명은 하지 않고 반일 색깔론을 덧씌운다는 성만 내니 국민은 황당하다”고 했다. 전 의원은 “정 위원장은 일본군 침략으로 조선이 망한 것이 아니라는 망언까지 했다. 심각하게 우려를 표한다”며 “정부여당이 해야할 일은 대일 외교 원칙을 천명하는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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