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그토록 오랫동안 중국 여성들의 발을 묶었는가

황희경 2022. 10.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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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중국에는 여성의 발을 헝겊으로 싸매 인위적으로 작게 만들었던 '전족'(纏足) 풍습이 있었다.

12세기 무렵부터 20세기까지 존재했던 전족 풍습을 두고 '여성에 대한 억압' 관점에서 해석하는 견해가 대다수다.

책은 전족 관습에 남성의 욕망이 투영돼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전족 여성들 또한 작은 발을 적극적으로 가꾸며 이를 하나의 패션으로 인식하거나 성공의 수단으로 여겼다는 점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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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문화와 폭력: 전족의 은밀한 역사
[글항아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과거 중국에는 여성의 발을 헝겊으로 싸매 인위적으로 작게 만들었던 '전족'(纏足) 풍습이 있었다.

12세기 무렵부터 20세기까지 존재했던 전족 풍습을 두고 '여성에 대한 억압' 관점에서 해석하는 견해가 대다수다. 여성이 도망치지 못 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거나 남성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는 시각 등이 지배적이다.

역사학자인 도러시 고 미국 컬럼비아대 바너드칼리지 역사학과 교수는 이런 견해에 이의를 제기한다.

고 교수는 "이전에 나왔던 전족의 역사와 관련된 논저들은 내가 보기에는 모두 반(反) 전족의 역사였다"면서 "그것들은 전족 관습이 얼마나 저속하고 수치스러운지 지적하며 시작했고 대개 비슷비슷한 결론으로 끝을 맺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신간 '문화와 폭력: 전족의 은밀한 역사'(원제 Cinderella's Sisters: A Revisionist History of Footbinding)에서 이런 비슷비슷한 결론으로 끝을 맺는 전족 관련 연구와 관점을 달리하며 '어떤 강력한 힘이 발을 동여매는 행위를 그들의 전통적인 관습으로 만들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책은 전족 관습에 남성의 욕망이 투영돼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전족 여성들 또한 작은 발을 적극적으로 가꾸며 이를 하나의 패션으로 인식하거나 성공의 수단으로 여겼다는 점도 짚는다.

저자는 또 반전족 입장이었던 지식인들이 전족 여성을 일방적으로 대상화해 수치스럽게 만들었다며 반전족 운동의 가장 큰 문제는 전족 여성을 향한 혐오였다고 비판한다. 그는 이미 전족한 몸으로 오랜 세월을 살아온 나이 든 여성들이 반전족 운동에 대해 느꼈을 감정들에도 주목하며 전족 여성의 입장에서 전족을 바라보려 시도한다.

책을 번역한 최수경 경상국립대 학술연구교수는 '옮긴이의 말'에서 "옮긴이의 입장에서 독자들이 저자를 전족 옹호론자로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이 책은 이제 완전히 역사가 되어버린 전족을 도덕적으로 비난하거나 단죄하는 대신 젠더의 시각에서, 그리고 물질문명과 몸의 시선을 통해 그 궤적을 복원하고 의미를 해석하려 한 새로운 시도"라고 설명했다.

글항아리 펴냄. 560쪽. 3만원.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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