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민선8기 충남문화예술, 전략은 있는가?

김현식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2022. 10. 11. 07: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현식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민선8기 100일을 경과하며 충남도와 각시군의 문화예술정책과 전략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문화예술은 국가나 도시의 품격과 자부심을 좌우하는 '브랜드'이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관광산업의 쌀'이며, 생활 속에 행복을 심어주는 '복지의 완결요소'다. 그러기에 자치분권시대의 단체장은 너나없이 지역고유의 문화예술자산을 발굴 재창조, 도시의 가치를 높이고 브랜드화해 관광을 활성화시켜 주민통합과 자부심 고취를 이룰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대구경북은 퇴계의 영남유학이라는 인문학 콘텐츠와 서원 향교 종택 등을 최대한 활용, '한국정신문화의 본향'이라는 브랜드 구축과 '선비문화 체험' 등 관광 활성화를 목표로 막대한 투자를 통해 오늘날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런가 하면 호남은 전통예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대한민국 예향'이라는 브랜드를 확보하고, '아시아문화수도 광주'와 '전통문화도시 전주'를 내세우며 자부심을 고취하고 관광자원화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앞으로 두 지역은 인문예술 브랜드를 활용, 엄청나게 밀어닥칠 한류관광객들을 끌어들일 기반을 갖춘 셈이다.

충남은 고대이래 늘 인문과 예술의 중심에 있었음에도 이를 자원으로 브랜드화 하지 못함으로서 문화예술의 변방으로 남아 있다. 근래에 들어 문화예술의 중요성에 대한 막연한 인식정도로 이러 저런 구상과 실천이 있었다 해도 하나같이 원대한 비전과 중장기 추진전략을 갖춘 제대로 된 문예중흥계획은 없이, 그저 타 지역 따라 흉내 내기 수준 또는 반짝 아이디어 차원의 단발성 사업만 되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백제문화와 세계대백제전이 있다 하나 아쉽게도 이것은 코리아의 대표성을 갖지는 못하였기에 지역문화를 넘어 국내나 세계인을 상대로 확장 발전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그렇다면 길이 없는가? 그렇지 않다. 강한 문제의식과 담대한 발상이 부족했을 뿐이다.

이제 필자는 그 해답을 '충남문화르네상스'와 '디지털' '세계화' 라는 세 개의 화두에서 찾았다.

첫째로 '충남문화르네상스'는 한국인문과 예술의 뿌리였던 충남의 역사 인물 상징 콘텐츠를 재발견, 재평가, 재창조하는 운동이다. 계룡산과 독립기념관을 코리아인문정신의 메카로 만들고, 동학과 서학이 동시발흥 동시순교한 성지로서 동서양문명의 융합이 이뤄질 미래의 땅으로 브랜드화해 문화중심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공주의 국립국악원 유치와 여기에 한국전통예술을 배우려는 세계인의 학교를 세우는 일, 논산의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 K-유교를 표방하며 출범한 것, 최근 천안시가 독립기념관과 손잡고 K-컬쳐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것 등은 이를 실현할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디지털'은 천안아산지역에 국내 최대 유일의 '디지털문화예술창작단지'를 조성, 신한류발전소로 세우는 일이다. 그러기에 문화도시를 제1공약으로 내세운 아산시가 국가정원으로 키우려는 신정호에 얹을 세계적 콘텐츠가 무엇이 되어야 할 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세 번째로 '세계화'는 영호남과의 인문예술 경쟁으로 국내중심에 서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처음부터 '글로벌'로 나아가는 세계화기지를 만드는 정책이다. 중부권메가시티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수도이기 때문이다. 패배적인 변방의식을 버리고 문화중심을 건설하겠다는 소명의식이 필요하다.

폐허에서 선진경제문화강국의 기적을 만든 코리아다. 늦었지만 빨리 가는 길은 추격이 아니라 발상을 바꾼 담대한 도전으로 '선도'하는 것이다. 충남의 이러한 도전은 신한국의 중심으로 가는 정치적 상징성도 창조하는 일이기에 지도자가 되려는 정치인들은 새겨볼 일이 아닐까? 지하수맥을 못 찾는 일도 답답하지만 보이는데도 마중물을 아까워한다면 가뭄극복은 영원히 어려울 것이다. 충청도를 더 이상 문화예술 천수답으로 방치할 수는 없지 않은가?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