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포럼] 제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시대의 의미

심진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전략연구센터장 2022. 10. 1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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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진보 ETRI 기술전략연구센터장

21세기 전반부에 인류는 네 번째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2015년 이후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되면서 이제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이 용어를 접해봤거나 친숙해진지 오래다.

단, 현재가 진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인지에 대해서는 필자 역시 명확하게 답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모든 산업혁명은 끝이 난 다음에야 학술적으로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지난 세 차례의 기고에서 제1차, 제2차, 제3차 산업혁명의 전개과정과 의의를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과거의 격변이었고, 그래서 이미 어느 정도 정의가 내려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렇다면 현재 진행 중인 과학기술과 산업의 변화를 설명하는데 있어, 아직 학술적으로 정의도 내려지지 않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왜 사용하는 것일까?

여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현재 등장하고 있는 새로운 과학기술들의 혁신성과 파급력을 볼 때 산업과 사회에 큰 변혁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2010년대부터 미래 어느 시점(아마도 2030-2040년대)까지를 제4차 산업혁명 시대였다고 정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둘째, 현재 거대한 변화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이러한 변화를 총칭해서 설명할 만한 마땅한 용어가 없다 보니, 아직 정의되지 않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미리 끌어다 사용하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포인트는 혁신적 과학기술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무언가 거대한 변화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필자 역시 이 거대한 변화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겠다.

현재까지 드러난 제4차 산업혁명의 본질에 대해 전문가들이 빈번하게 사용하는 용어들로는 '디지털 전환', '지능화', '가상화', '초연결' 등이 있다. 몇 해 전까지 필자가 '지능형 디지털 전환(IDX: Intelligent 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당시 필자는 제3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미 디지털 기술들이 세상을 바꾸는 디지털화가 이뤄졌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이러한 디지털화가 보다 지능화된 형태로 진행되는 모습에 주목했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이라는 용어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을 진행한 이후부터는 지능화, 가상화, 초연결 등의 변화를 총칭하는 용어이며, 보다 대중적으로 인지돼 있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욱 중요한 점은 디지털 전환의 개념 자체도 지속적으로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즉, 디지털 전환의 개념은 다음의 세 단계를 거쳐 진화했는데, 첫째는 아날로그 형식의 데이터를 디지털 형식으로 변환시키는 '디지트화(Digitization)', 둘째는 디지트화를 기반으로 정보 처리과정을 변환시키고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시키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 셋째는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산업과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변화인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순이다.

그래서 필자는 현재까지 드러난 제4차 산업혁명의 가장 주된 본질을 '디지털 전환 시대의 개화'라고 생각하며, 디지털 전환의 의미를 '디지털 기술의 도입과 활용을 통해 산업 및 사회 전반에 걸쳐 벌어지는 변화'라고 정의한다.

현재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디지털트윈, 메타버스, 5G·6G, 확장현실 등 실로 거대한 범위의 디지털 기술들이 이러한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유전공학, 3D·4D 프린팅, 자율주행차, 드론, 로봇, 나노소재, 핵융합 등 다양한 과학기술들이 '융합'하면서 세상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이제 이러한 제4차 산업혁명, 즉 디지털 전환 시대가 우리의 삶과 미래를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 지켜보고, 예상하며, 대비해야 한다. 이 변화는 우리 국가, 기업, 조직, 개인의 운명을 결정지을 불가항력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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