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박자 나는 GTX-3기 신도시..엉터리 신도시 '경고음'[신도시 출퇴근 잔혹사]③

금준혁 기자 김진 기자 2022. 10. 1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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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개통보다 앞선 3기 신도시 입주..계획대로 가도 '교통공백'
국토부, '선개통 후입주' 방안 추진..LH '광역교통대책' 강제할 방안도 고심

[편집자주] 정부가 3기에 이은 4기 신도시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수도권 주거안정의 해법을 신도시 건설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신도시 주민들은 '지옥철' 또는 '지옥버스'를 타고 편도 2~3시간이 걸리는 출퇴근 교통문제를 호소한다. 모두가 아는 신도시 교통문제는 왜 여태 해결되지 못했을까. 3기 신도시, 이대로 들어서도 괜찮은 걸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자가 2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GTX-A 공사 현장에서 강희업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의 공사 설명을 듣고 있다. 2022.5.2/뉴스1 ⓒ News1 인수위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금준혁 김진 기자 = 신도시 출퇴근 잔혹사는 현재진행형이다. 국토부는 3기 신도시의 삽도 채 뜨지 않은 상황에서 4기 신도시를 계획하고 있다. 1·2기 신도시는 여전히 교통난에 시달리는 총체적 난국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정시성과 수용능력을 동시에 갖는 신(新) 교통수단의 도입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구축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문제는 도시개발과 교통대책의 완료 시점 차이에서 나오는 '미스매치'다. 신도시는 개발됐는데 정작 교통망 구축은 밀리고 대중교통이 부족해지며 심각한 교통난에 시달리는 '선입주 후개통'을 말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최초입주 예정일은 △인천 계양 2026년 상반기 △남양주 왕숙2 2026년 하반기 △하남 교산·남양주 왕숙 2027년 상반기 △부천 대장·고양 창릉 2027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반면 국토부가 목표로 한 GTX 준공연도는 △GTX-A(운정~동탄) 2024년 △GTX-B(인천대입구~마석) 2030년 △GTX-C(덕정~수원) 2028년으로 시차가 있다. 서부권 광역급행철도(김포~부천)나 기존 노선 연장 및 신설 방안은 국토부에서 진행 중인 연구기획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특히 B노선은 사업성이 떨어져 국가철도공단이 수의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며 C노선은 노선 문제로 지역갈등을 겪고 있다. 계획대로 입주 전에 GTX가 확충되더라도 첫 입주 후 2~3년 정도는 교통공백으로 인근 지역까지 교통난이 번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1·2기 신도시 문제와도 연계된다. 앞선 신도시들은 택지개발을 먼저하고 교통대책 수립을 나중에 한 상황에서 도로·철도망 구축마저 지연되며 아직도 교통난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현실적으로 국토부가 내놓을 수 있는 단기대책은 광역버스 증차다. 출퇴근 시간대 버스를 늘려 신도시가 건립으로 늘어난 교통수요를 감당하는 것이다.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7월과 9월 두 차례의 광역교통 입석 대책을 발표했다.

1차 대책에서 수도권 광역버스 57개 노선의 출퇴근 운행 횟수를 266회 늘려 코로나19 사태로 줄어든 버스 운행 횟수를 복구했으며 2차 대책에서 79개 노선의 출퇴근 운행 횟수를 216회 추가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대광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광역버스 한 대가 늘어나면 출퇴근 시간대 배차간격이 평균적으로 2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의정부 G6000을 2회 증차해 배차간격이 24분에서 20분으로 4분 단축됐다.

대광위는 출퇴근 시간대를 오전 6시~오전 9시 및 오후 5시~오후 10시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 증차운행 지원사업으로 3만7092석의 좌석이 총 4만4986석으로 늘었으며 공급량은 19% 증가했다는 것이 대광위 측 설명이다. 지역별로 수원 7780번에 26회, 7770번에 16회가 늘었으며 용인, 화성 등 수도권 광역버스 운행횟수는 190회 늘었다.

그러나 광역버스 증차는 버스기사와 버스를 동시에 구해야 하는 만큼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어느 정도 공급을 확대하고, 균형이 맞는 상태여야 혼란이 없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세부적으로 연말까지 이행 방안을 마련해 안정적으로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정부대책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 News1 DB

결국 GTX가 자리잡기 전까지 신도시 주민들의 교통난을 덜어낼 교통대책이 시급하다. 여기에는 '선개통 후입주'가 포함돼야 한다.

새 정부도 미스매치를 인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2기 신도시 준공시기에 맞춰 개발사업을 하는데 특정 A지구의 준공이 25년이라면 광역교통개선책도 25년에 맞춰 엉터리로 만든 것이다"며 "앞으로는 입주 초기에 철도·도로는 구축하지 못해도 대중교통수단을 투입해 철도역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다"고 답했다.

향후 광역교통개선대책에 쓰일 예산도 일원화될 전망이다. 중앙정부가 교통기금을 조성해 사업마다 흩어진 달걀을 한 바구니에 모으고, 효율적으로 집행하겠다는 것이다. 대광위는 이와 관련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입주민들에게 교통대책 비용을 받아 지구별로 사업을 시행하다 보니 자금 투입을 강제할 수 없고 효율성도 떨어졌다.

한 국회 관계자는 김포골드라인을 예로 들며 "열차가 3량으로 가려면 아파트 분양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LH가) 부담을 느끼고 마무리한 것이다"라며 "택지개발이익을 교통망에 재투자하는 절차가 있었다면 잘못된 철도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다만 기존 신도시에서 교통난이 악화한 만큼 특별대책도 병행한다. 대광위는 지난 7월부터 신도시 128개지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화성 동탄2·수원 호매실·평택 고덕 등 30여개 지구에 대한 특별광역교통대책지구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손기민 중앙대 교수는 "1·2기 신도시를 세울 때만 해도 입주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교통 대책을 수립했다"며 "3기 신도시는 정부가 한계를 분명하게 인지하고 이를 보완해 부담금도 늘리고, 교통 대책도 앞당겨 기존 신도시보다 부작용이 덜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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