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민 "송혜교 선배 아역으로 데뷔.. 연기는 제 평생의 업"[27th BIFF]

모신정 기자 2022. 10. 1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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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한지민이 연기 인생 19년 동안 자신을 변화시켜왔던 중요한 포인트들에 대해 되짚었다.

한지민은 제 27회 부산국제영화제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액터스 하우스'의 첫 주자로 나서 부산을 찾은 관객들과 뜻깊은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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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지민 /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부산=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한지민이 연기 인생 19년 동안 자신을 변화시켜왔던 중요한 포인트들에 대해 되짚었다. 

한지민은 제 27회 부산국제영화제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액터스 하우스'의 첫 주자로 나서 부산을 찾은 관객들과 뜻깊은 대화를 나눴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티빙 오리지널 '욘더' 홍보차 부산을 방문한 한지민은 8일 오후 부산 해운대 KNN시어터에서 열린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 '액터스 하우스'를 진행하며 배우를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부터 평생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 수많은 여우주연상을 그에게 안긴 '미쓰백' 참여의 계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배우 한지민 /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 올해의 '액터스 하우스' 첫 주인공을 맡았다. 

▶ 처음엔 이영애 선배님과 이 자리를 함께 한다고 들었다. 이영애 선배님을 너무 좋아하기에 같이 하면 깊은 시간을 가질수 있겠다 싶어 수락했다. 그런데 혼자 한다고 해야 해서 약간 무서웠다. 객석이 빌까봐 걱정했다. 

- 객석을 다 걱정했나. 

▶ 제가 한국에서 팬미팅을 해 본 적이 없다. 관객들의 소중한 시간을 제가 값지게 꽉 채워드릴 수 있을지 막막했다. 배우는 가수에 비해 무대에 설 기회가 적다. 연기할 때 카메라는 괜찮지만 포토월 같은 곳 촬영은 싫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시 열리는 해이기도 하고 데뷔 19년차가 되다보니 이런 모든 시간이 소중히 느껴졌다. 너무 귀한 시간일 것 같아서 결심하게 됐다. 

- 스타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데뷔에 이른다. 한지민의 경우 카메라가 먼저 알아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 어릴 적 꿈이 배우는 아니었다. 너무 감사하게 기회가 주어졌다. 잡지 모델, TV 광고로 일을 시작했다. 배우 데뷔는 '올인' 드라마에서 송혜교 선배님 아역으로 데뷔했다. 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오디션에 참가했다. 그런 무지한 제 모습을 오히려 좋게 봐 주셨다. 욕심이 없었기에 긴장도 잘 안 했다.

- 벌써 데뷔한지 19년이 됐다. 

▶ 어느새 그렇게 됐다. 중간중간 저만의 슬럼프도 있고 역할에 한계를 느낀 적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찾아간 과정이고 매년 열심히 하다보니 19년이 흘렸다. 

- 초반에는 고충도 있었겠다. 

▶ 이번에 신하균 선배님과 함께 한 '욘더'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오게 됐다. 신인일 때 19년 전 하균 선배와 함께 미니시리즈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덕이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비해 과분한 역할이 주어졌다. MBTI가 INFP인데 민폐 끼치는 걸 싫어한다. 그런데 민폐 끼치는 상황이 됐다. 모든 스태프가 저를 기다리고 제가 부족해서 몇 번씩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괴로웠다. 

- 그런 현장을 어떻게 견뎌냈나. 

▶ 그 현장에서 엄청 혼이 났다. 그 때는 못하면 무섭게 대하던 시절이었다. 집에 가서 매일 울며 지내다가 '대장금'의 이영애 선배님 친구 역할이 들어왔다. 주인공이 아니어서 좋더라. 선배님들 연기를 보며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영애 선생님 말투도 따라하며 연습해보곤 했다. 그렇게 지켜보면서 조금씩 알겠더라. 카메라가 어디 있고 조명이 어디 있는지 보이기 시작했다. 

- 배우를 직업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 영화 '청연'을 통해서였다. 하늘에 계신 장진영 선배님과 김주혁 선배님이 주인공이셨다. 지금도 인터뷰를 할 때면 '청연' 윤종찬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한다. 그 때도 부족하고 모자랐지만 감독님이 욕심을 부려주셨다. 캐릭터의 감정선을 이끌어 주시고 진짜 디렉션을 주셨다. 진영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는 슬픈 신에서 처음으로 해냈다는 쾌감을 느꼈다. 나 또한 계속 해본다면 이런 순간이 더 생길 것 같았다. 그러면서 배우를 계속 하게 됐다. 

- 슬럼프를 겪은 적도 있나. 

▶ 감정이 이해 안되어도 해야 하고 대사 외울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다. 20~30대 초반 대부분 작품이 로맨틱코미디였다. 어느 날 '내가 왜 이렇게 비슷하게 하고 있나'하는 자괴감이 들더라. 아무리 다르게 하려고 해도 상황이 비슷했다. 그 떄 좀 작품을 쉬었다.

- 캐릭터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겠다. 

▶ 당시 여성 배우가 맡을 수 있는 캐릭터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에서라면 다양성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회사에 주인공이 아니어도 된다고 요청해 '밀정' '그것만이 내 세상' '장수상회' 등 작품에 참여하며 재미를 다시 느끼게 됐다. 

- 스스로에게 가혹한 편인가. 

▶ '배우를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작품과 연기로 빨리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 스스로에게 굉장히 가혹한 편이었는데 30대를 지나며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 저 스스로에게 '남한테는 관대하면서 왜 내가 못한 점에 대해 질책만 하는가' 깨닫게 됐다. 스스로 다독이는 방법도 깨우치게 됐다. 

- '미쓰백'은 가장 중요한 필모그래피 중 하나인데. 

▶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어느 한 동네에서 벌어진 일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제가 배우를 한 이유 중 하나가 감정적인 것을 전달하는 직업이라는 것 때문이다. 항상 그런 것에 의미를 두고 작품을 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쓰백'은 정말 화가 났다. 제가 사회복지학과를 나왔는데 이건 꼭 세상에 필요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라. 다들 제가 착한 줄 아시고 착한 역을 많이 주는데 '미쓰백'에서 담배 피는 신이 있어서 속이 시원했다.  

- '미쓰백'에 참여한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 

▶ 개봉을 앞두고 무서웠다. 욕 먹을 일 밖에 없을 것 같았다. 저에게 꿈 같은 경험을 하게 만들어 준 '미쓰백' 덕분에 뭘 하든 주저하는 마음보다 용기가 생겼다. 촬영하며 성격도 바뀌었다. 제가 1부터 10까지 벌어지지 않은 일을 걱정하는 스타일인데 '미쓰백'을 찍으며 큰 산을 마주하더라도 조금 빠른 걸음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우리들의 블루스'도 큰 호평을 받았다. 

▶ 먼 친척 중에 다운증후군을 앓는 조카가 있다. 가까운 친척 조카 중에는 자폐와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다. 얼마 전 '우리들의 블루스'를 함께 한 정은혜씨의 전시회에 갔다왔다. 한 특수교사분이 '사회가 우리 친구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정말 감사하다'고 하시더라. 은혜씨 어머니도  '이전에 은혜 얼굴을 보고 손가락질 했다면 이제 귀엽다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한다'고 하시더라. 작품의 힘이 정말 크다는 걸 느꼈다. 가장 보람 찬 순간이었다. 

- '욘더'와 차기작 소개를 해달라. 

▶ '욘더'는 대사 중 곱씹으면서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말이 많다. 스크린에서 볼 때 몰입도가 컸는데, OTT 작품인 만큼 핸드폰으로 보시거나, 설거지, 청소하면서 보면 하나도 재미없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총 6부작인데 여러분 마음에 다 담겼으면 좋겠다. 차기작인 김석윤 감독의 '힙하게'는 제목처럼 힙한 작품이다. 김석윤 감독님, 이준익 감독님은 정말 애정하는 분이다. 김 감독님이 재미있게 작품해보자고 하셨는데 제게 또 다른 도전이다. 김 감독님이 예능국 출신에 유재석씨에게 메뚜기 탈을 쒸운 장본인이신 만큼 감독님 재능이 한껏 담긴 작품이다. 가볍고 재미있게 보실수 있을 거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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