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경제 항산항심] 부산 기반 유니콘 기업 출현을 바라며

국제신문 2022. 10. 11. 03: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산이 서울과의 격차 확대를 줄이고 독자적인 혁신의 거점으로 재도약하는 것은 각종 지표를 통해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를 가능하게 하는 확실한 성과지표 중 하나는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다수의 유니콘 기업이 지속적으로 출현하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2년 6월 말 기준 기업가치가 1조 원이 넘는 국내 유니콘 기업은 23개다. 지난해 말보다 6개월 만에 5개가 늘었다. 이처럼 국내 유니콘 기업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늘어난 5개 중 4개는 본사가 서울이고, 1개는 경기도 성남에 본사를 두고 있다. 작년 말 기준 기존 20여 개 유니콘 기업들도 18개가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어, 핵심 수도권 지역 이외에서는 유니콘 기업 출현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산 기반의 유니콘 기업 출현은 가속화되는 서울 중심의 혁신 기반 확대 추세를 뒤집고 비수도권의 혁신 성장을 위해 국가 전체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따라서 지역의 균형 있는 발전을 여러 차례 공언한 윤석열 정부는 정권 차원에서 지역 유니콘 육성 노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권 차원의 관심과 지지를 기반으로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와 해당 지자체를 중심으로 서울 위주로 형성, 확대되는 유니콘 기업 출현 생태계를 부산 등 지역으로 확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러한 노력이 과연 실제의 성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인가인데, 우선 외국 사례에서 그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들이 캐나다 토론토나 텍사스 오스틴 등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최고의 유니콘 기업과 혁신기업의 요람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밸리는 높은 전문인력 인건비와 구인난, 높은 오피스 비용, 높은 세금 문제 등이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라고 한다. 2020년 실리콘밸리의 기술인력 평균 연봉은 약 17만 달러로 토론토의 기술인력의 평균연봉인 9만 달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다.

오스틴이 있는 텍사스주는 캘리포니아에 비해 생활비와 부동산 가격, 세금부담이 낮고, 친기업적 규제환경이 실리콘밸리 대비 큰 장점으로 혁신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토론토와 오스틴은 모두 투자한 기업들에게 각종 비용면에서 유리한 사업환경 제공과 함께 풍부한 전문인력을 지역 대학과 함께 제공해 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산 또한 지역 내 4년제 대학이 20개가 넘어 젊은 대학생, 청년 인재의 공급이 풍부한 지역이다. 문제는 이들 지역 내 인재들을 혁신적 기업들이 채용해 함께 기업의 도약을 이루어 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풍부한 인력이 혁신기업의 투자, 고용과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연결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학생들이 일을 배우고 싶어 하는 혁신적 창업 기업들에 대해 현장실무를 경험하면서 일을 배우는 ‘혁신 창업기업 인턴 교육사업’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즉 기업은 지자체나 정부의 인턴 인건비 지원으로 비용부담 없이 채용 후보가 될 인재들에 대해 업무를 가르치면서 인력부족의 문제를 해결한다. 학생들은 단순 알바 대신 취업하고 싶어 하는 분야의 기업에서 업무경험과 노하우를 습득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하고 동시에 진로 분야를 결정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의 주변 학생들 또한 이러한 인턴 기회를 갖고 싶어 하지만 기존 연결 지원 인프라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산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는 유니콘 후보 기업들이 수도권으로 이탈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부산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 제공이 절실하다.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서울로의 이전이 불가피한 현실에서 부산의 기존 혁신 기업을 중심으로 벤처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민간, 공공의 벤처캐피털 생태계 확충이 시급하다. 정부 기반 펀드의 각종 제약조건을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이나, 블록체인이나 핀테크, 해양 분야 등 부산 지역이 국내외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서 특화된 대규모 벤처캐피털의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의 실행이 필요할 것이다.

정무섭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