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로 보는 중국] '양보다 질' 승부수 띄우는 中패션

2022. 10. 1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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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애국 소비'에 힘입어
新브랜드 점유율 꾸준히 증가
단순 생산기지 역할서 벗어나
품질 높여 세계시장 진출 모색
매년 이맘때 중국 상하이에서는 패션 위크 행사가 열린다. 필자가 근무하는 사무소 근처에 큰 무대가 세워지고 모델, 기자, 관중들이 모여 웅성대는 모습이 이제는 익숙하다. 중국 현지 디자이너들에게는 'LVMH 청년 디자이너' 수상 등을 통해 세계 무대에 진출하는 기회가 열리기도 한다.

전 세계 의류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중국은 향후 단순히 생산 기지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전환기를 맞은 중국 패션 산업의 세 가지 측면에 주목할 만하다.

첫째, 중국 내수 시장은 여전히 중요하다. 중국의 신발·의류 시장은 전 세계 약 25%를 차지해 미국(21%), 유럽(20%), 일본(4%)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크다. 하지만 인당 신발과 의류 부문의 연간 소비는 약 300달러로 미국, 유럽, 일본의 30~50% 수준이다. 따라서 향후 성장의 여지는 여전히 크다. 다만 인당 GDP가 이미 1만달러를 넘은 중국 시장에서 성장의 핵심은 '양'보다는 '질'이 될 것이다.

둘째, 중국 신발 및 의류 기업들은 여전히 국내 시장에 머물러 있다. 세계 50대 패션 기업의 현황을 보면 중국의 기업은 수량으로는 18%를 차지하지만, 판매액 기준으로는 10%에 불과하다. 반면 기업 수로 38%를 차지하는 미국은 판매액 기준으로는 45%를 차지한다. 또 이 기업들의 지역별 매출 분포를 보면 중국은 거의 100% 국내 시장으로부터 창출되는 반면 미국, 일본, 유럽 기업은 38~74%의 매출을 해외 시장에서 일으킨다. 즉, 중국의 패션 기업들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으며 세계화 정도는 상당히 낮음을 의미한다.

셋째, 하지만 중국 업체의 역량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우선 소비자의 '문화적 자신감'이 상승하고 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소비층에서 관찰되는 '궈차오(国潮·애국소비)' 현상은 중국 브랜드의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 구매자의 85%가 지난 1년간 중국 브랜드의 소비를 늘렸다고 답했다. 의류 분야에서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2013년 42%에서 2021년 58%로 늘었다. 상하이 패션 위크 등의 무대를 통해 ShuShu/Tong, Uma Wang 등 중국의 신생 브랜드들도 점차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중국 패션 업체들이 자국 내 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다면 한국의 기업들은 새로운 경쟁자를 상대하게 될 것이다.

[성정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중국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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