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수의이책만은꼭] 무엇이 좋은 삶인가

2022. 10. 1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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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도구 상자와 같다.

수리가 필요할 때 공구함을 열어 망치나 톱을 꺼내듯, 인생이 말썽을 부릴 때 지식을 우리 나침반으로 삼을 줄 알아야 한다.

'당신의 질문은 당신의 인생이 된다'(위즈덤하우스 펴냄)에서 영국 철학자 줄리언 바지니와 심리학자 안토니아 마카로는 말한다.

인생 괴로움은 중용의 길을 놓쳐서 관대함이 어리석음이 되거나 용기가 무모함으로 변할 때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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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참된 지혜는 습관 통해 이루어져
인생에서 가치있는 일 깊이 생각·실천 반복을
지식은 도구 상자와 같다. 수리가 필요할 때 공구함을 열어 망치나 톱을 꺼내듯, 인생이 말썽을 부릴 때 지식을 우리 나침반으로 삼을 줄 알아야 한다. 세상에 책상물림이 얼마나 많은가. 머리 좋은 엘리트라고 인생도 잘 아는 건 아니다. 더 많은 지식이 더 큰 지혜일 순 없다. 변화하는 현실에 맞추어 적절히 운용하지 못한다면, 지식이란 아무것도 아니다.

‘당신의 질문은 당신의 인생이 된다’(위즈덤하우스 펴냄)에서 영국 철학자 줄리언 바지니와 심리학자 안토니아 마카로는 말한다. “현명한 사람은 한 줌의 지식으로도 많은 일을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지식이 많더라도 이를 낭비할 뿐이다.” 좋은 삶을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어떻게 행동하는 게 옳은지 알려주는 프로네시스(phronesis), 즉 실천적 지혜를 추구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이는 훌륭한 인생의 핵심 원리에 해당한다.

저자들은 살아가면서 자주 마주치는 20가지 인생 질문을 던지고, 철학과 심리학 두 가지 도구를 통해서 그 답을 탐구한다. ‘최고가 아니면 다 실패한 것일까?’ ‘어떤 삶의 목표를 세워야 할까?’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을까?’ ‘몸과 마음 중 무엇에 더 신경 써야 할까?’ ‘다른 사람을 이기는 것이 성공일까?’ 같은 질문들을 다룬다. 이런 질문을 마음에 품기만 해도 인생에는 깊이가 생겨난다. 좋은 질문은 언제나 지혜의 길잡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실천적 지혜라는 인생의 바퀴는 중용의 길을 따라 굴러가야 좋다. 어리석은 자는 과하거나 부족하게 행동하나, 지혜로운 자는 중용을 좇는다. 중용은 중간이 아니다. 이도 저도 아닌, 박쥐 같은 삶을 살라는 말이 아니다. 중용은 상황에 따라 적절히 행동하라는 말이다. 가령, 타인이 나에게 잘못을 범한 경우, 때맞추어 화를 낼 줄도, 달랠 줄도 알아야 한다. 인생 괴로움은 중용의 길을 놓쳐서 관대함이 어리석음이 되거나 용기가 무모함으로 변할 때 생겨난다.

중용의 삶을 살기는 어렵지만, 누구나 쉽게 따를 만한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더 해로운 쪽에서 멀어지는 일이다. ‘위험: 곰 출몰 지역’이라는 표지판을 앞에 놓고 용기를 시험하는 일은 어리석다. 곰을 마주쳐 생기는 불행의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둘째, 우리 본능에 가까운 쪽을 멀리하는 일이다. 가령,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집착할수록 그 가능성은 오히려 줄어든다. 강박은 사고를 마비시켜 불가능한 일에 뛰어들게 하거나 필요할 때 행동을 미루게 만드는 까닭이다.

인생엔 정답이 없다. 인생의 모든 문제를 단칼에 해결해 줄, “최고의 비결, 마법의 공식, 알고리즘” 같은 건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생의 참된 지혜는 모두 습관을 통해 이루어진다. 상황에 따른 적절한 실천을 꾸준히 반복할 때 우리 마음은 궁극적 탁월함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실천에 앞서서 반드시 무엇이 인생에서 가치 있는 일인가를 잘 이해해야 한다. 돈이나 명성이나 쾌락은 좋은 삶의 도구이지 그 자체로 목적일 수 없다. 좋은 사람들로부터 우리의 미덕을 인정받는 기쁨이 언제나 이들에 앞선다. 살면서 길을 잃을 때마다 극단에 끌리는 마음을 억제하고, 이웃과 나에게 무엇이 좋은지를 깊이 생각해야 훌륭한 삶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실천을 무수히 반복해 습관화할 때 우리는 비로소 실천적 지혜를 얻는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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