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욱일기가 한반도에 다시 걸릴 수도"
국민의힘 "반일 죽창가 선동으로 북한 대변인 자처" 반격
여야가 지난달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이뤄진 한·미·일 연합훈련을 두고 ‘친일·반일’ 공방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유튜브 방송에서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대정부 공세를 강화했다. 국민의힘은 ‘반일 죽창가 선동’이라고 반격했다. 여야는 훈련 지역이 독도 인근인지, 문재인 정부가 한·미·일 연합훈련의 토대를 닦았는지, 한·일 군사동맹과 과거사 문제 해결 중 어느 것을 우선시해야 하는지를 두고 대립했다.
여야는 한·미·일 동해상 훈련 장소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일본 쪽에 더 가까운 곳에서 훈련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7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북한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 동해이기 때문에 동해에서 3국의 훈련이 진행되는 것”이라며 “한·미·일 연합훈련 장소도 독도로부터 185㎞, 일본 근해에서 120㎞ 떨어진 곳”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본군이 욱일기를 달고 독도 인근 해역에서 해상훈련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국회 상임위원회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장소가 한국작전구역(KTO) 바깥이라 해도, 독도에서 불과 150여㎞ 떨어진 곳”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에서 “일본 자위대가 한·일 합동군사훈련을, 독도 근처에서 하고 있다”며 “일본 우익과 집권 자민당이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만들자는 게 목표인데,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야는 한·일 군사협력 시초를 두고도 다퉜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미·일 3국 연합훈련은 문재인 정권 때인 2017년 10월 3국 국방부 장관의 필리핀 합의에 따라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7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도 한·미·일 군사훈련은 여러 차례 있었다”고 했다.
민주당은 동해에서 벌어진 한·미·일 군사훈련은 전례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군사훈련을 동해에서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하와이나 일본 요코스카 서남방이었고, 한반도 주변이라 해도 제주도 남쪽 먼 바다였다”고 밝혔다. 2017년 4월 마지막으로 실시한 한·미·일 연합 해상훈련도 제주 인근에서 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북핵 위협에 대비한 한·미·일 군사 공조를 강조하면서 ‘친북·반미’ 프레임으로 민주당을 공격했다. 정 위원장은 SNS에서 “친일 국방은 죽창가의 변주곡이자 반미투쟁으로 가는 전주곡”이라고 주장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지금은 한·미·일 굳건한 공조를 통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며 “그런데 민주당은 여전히 북한 대변인을 자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과거사 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친일’ 프레임으로 맞섰다. 이 대표는 “일본이 침략의 역사를 사과하지 않고,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도발하고 경제 침략까지 했는데, 자위대와 실전 합동훈련을 한다?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맺으면 우리나라가 완전히 한·미·일, 북·중·러 군사동맹체의 전초기지가 된다”고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에도 반대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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