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北코인 수사로 미국行" 한동훈 때리려다.. 김의겸 'X맨' 말 나온 이유

김소정 기자 2022. 10. 10. 2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일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때리고 있는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엔 7월에 있었던 한 장관의 미국 출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수사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거라는 새로운 주장을 펼쳤다. 한 장관이 뉴욕남부연방검찰청을 방문한 이유가 이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의 대북 코인 연루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이었는데, 온라인상에서는 김 의원을 향해 ‘X맨’ ‘자폭’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의겸 민주당 의원./국회사진기자단

김 의원은 1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한 장관이 뉴욕남부연방검찰청을 방문해 이 대표 수사를 위해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개발한 버질 그리피스 수사 담당자를 만나고 왔다며, 한 장관이 북한과 이 대표를 엮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더리움을 개발한 버질 그리피스는 2019년 북한 평양에서 열린 블록체인·가상통화 콘퍼런스에 참석해 대북 제재를 피해 가상통화를 해외로 송금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이로 인해 그리피스는 미국 법원에서 징역 63개월을 선고받았다.

김 의원은 한 장관이 방문한 뉴욕남부연방검찰청이 해당 사건을 기소했던 곳이고, 재판 과정에서 서울시장, 성남시장 등 민주당 측 인사들이 이더리움에 관심을 보였다는 이메일이 나온 점을 의혹 제기의 근거로 삼았다.

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인 암호화폐 개발자 버질 그리피스의 이메일 내용이라며 공개한 자료. /유튜브 MBN 뉴스

해당 메일은 ‘에리카 강’이라는 여성과 그리피스가 주고받은 것으로 김 의원은 “그 이메일 안에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그리고 국회의원들이 등장한다”고 실명을 거론했다. 이어 “에리카가 ‘박원순 시장, 이재명 시장이 북한에 무슨 이더리움 연구소도 만들고, 이더리움 서버도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내용을 서로 주고받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정치적 반대자의 입장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들 그리고 이재명 시장을 속된 말로 일망타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한 장관이 미국 출장을 간 이유는 이걸 수사하기 위해 간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입장문을 내고 “김의겸 대변인 말처럼 대한민국 정치인이 북한 가상화폐 범죄와 연계됐다면 범죄의 영역”이라며 “김 대변인은 지금 ‘범죄신고나 내부고발’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나중에 저런 범죄가 드러나도 수사하지 말라고 미리 ‘복선’을 깔아두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 “김의겸 덕분에 대북 코인 알았다”

김 의원의 의혹 제기 후 온라인 반응은 “김의겸 의원 덕분에 대북 코인이 있다는 걸 알았다”가 대부분이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도 이날 채널A 방송에 출연해 “(김 의원의 주장은) 한동훈 장관이 수사할 수 없는 걸 왜 하냐는 건데, 저는 역으로 ‘이런 게 있었어?’라고 알리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피스가 이야기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중대한 거다. 그런데 왜 박원순, 이재명이 관심을 표명했을까. 그게 새로운 의문이다. 김 의원의 발언을 통해 야당과 암호화폐가 연관돼 있다는 의문만 부각시키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제기하며 ‘이재명 저격수’로 불렸던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김 의원이 제기한 코인 의혹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의겸 의원은 일종의 X맨 같은 느낌이다. 계속 되지도 않은 이슈로 한동훈을 도와주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걸 기뻐해야 되느냐. 같은 국회의원 한 사람으로 근거에, 팩트에 충실한 질의를 해야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대변인을 역임했던 김홍국 정치경제리더십연구소 소장은 같은 방송에서 김 의원의 질의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 소장은 “김 의원이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 팩트를 가지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며 “볼 수 있는 거죠, 계기가 되는 거죠가 아니고 구체적으로 질의를 해야 국민들에게 선명하게 다가갈 것. 김 의원은 팩트를 가지고 (한 장관이) 꼼짝 못하게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트위터

◇ “굳이 왜 이재명 이름을...”

민주당 지지자들은 메일에서 적히지 않았던 이재명 대표의 이름을 굳이 김 의원이, 그것도 민주당이 먼저 언급할 필요는 없지 않았냐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 이유는 메일 시점 때문이다. 공개된 메일은 2018년 6월 29일에 수신된 것으로 “한국의 서울시장과 성남시장이 북한 암호화폐 거래 연결망 구축에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만 적혀 있다. 박원순, 이재명의 이름은 없다. 설사 메일 내용이 사실이라고 해도, 성남시장이 이 대표라고 할 수도 없다. 이 지사는 선거 출마를 위해 2018년 3월 성남시장직에서 퇴임했기 때문이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그해 7월 1일 취임했다.

한 네티즌은 “메일에서 성남시장이 은수미 시장인지, 이재명 시장인지 애매한 상황이었는데 김의겸이 이재명이라고 확인사살해 준 꼴 아니냐”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