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고령화로 명맥 위기..관련 예산도 '삭감'
[KBS 제주] [앵커]
오늘은 첫 여성 어업인의 날입니다.
바다에서 활약하는 여성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법정 기념일인데요.
하지만 정작 이들을 대표하는 해녀들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허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어촌계가 운영하는 해녀 교육 기관입니다.
해녀 문화를 젊은 세대에 알리겠다며 2008년부터 매해 50여 명을 뽑아 물질을 가르치고 있지만, 최근 신청자가 눈에 띄게 줄며 올해는 교육 인원도 다 못 채웠습니다.
[김성근/한림읍 귀덕2리 어촌계장 : "(직업 해녀 지원자가) 올해 처음으로 미달됐는데, 해녀를 배우겠다는 사람도 없고. 그래서 해녀 문화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참 걱정되고 우려되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도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2012년 4천 5백여 명이던 현직 해녀는 2017년 처음으로, 4천 명 아래로 떨어진 뒤 지난해 말 3천4백여 명까지 줄었습니다.
10년 만에 천 명 넘는 해녀가 물질을 그만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그나마 아직까지 물질을 하는 해녀도 고령이라는 겁니다.
지난해 기준 현직 해녀 10명 중 6명은 70대 이상.
범위를 좀 더 넓혀 60대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모든 해녀가 고령입니다.
이런 상황에 기후위기 등으로 바다 먹거리가 사라지며 해녀 소득원이 줄고 있는 데다, 최근엔 해녀 문화 전승을 위한 정부 예산까지 전액 삭감되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한규/국회의원 : "(국회 소관 상임위와) 예결위에서도 해녀 관련 예산의 필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강조를 해서. 어떻게든 관련 예산이 다시 내년 예산에 꼭 반영될 수 있도록."]
생계를 책임지는 가정의 버팀목이자, 일제 수탈에 맞서 국내 최대 규모의 여성 항일 운동을 이끌었던 위대한 제주 해녀들.
여성 어업인들을 대표하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제주 해녀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서경환
허지영 기자 (tanger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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