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10에 4명이나..PGA 뒤흔든 '코리안 파워'
임성재·김시우도 상승세 이어가
김주형(20)이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가볍게 우승퍼트를 넣고 주먹을 불끈 쥐어보인 순간, 막내의 우승을 축하해주기 위해 기다리던 형들이 우르르 그린 위로 올라갔다.
아쉽게 대회 2연패를 놓친 임성재(24)가 가장 먼저 김주형과 포옹했고 이경훈(31), 김성현(24), 김시우(27) 등이 차례로 축하인사를 건넸다. 국내 중계진은 “우리 선수들끼리 경쟁하고 인사를 하는 걸 보니 마치 국내 투어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PC 서머린(파72)에서 열린 2022~2023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3번째 대회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800만달러)은 한국선수들의 잔치였다. 김주형을 비롯해 한국선수가 4명이나 10위 안에 드는 초유의 경사로 새 시즌 든든한 활약을 예고했다.
김주형은 “형들이 축하해줘 정말 좋았다. 형들이 함께 있는 건 특별하고 감사한 일”이라며 낯선 땅에서 동고동락하면서 큰 힘이 돼주는 든든한 선배들에게 고마워했다.
신인 김성현의 선전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빠른 우승 페이스 기록을 소환한 김주형의 우승 못잖게 주목할 만했다. 지난 시즌 콘페리 투어(2부)를 거쳐 꿈의 무대로 올라선 김성현은 데뷔 3번째 대회 만에 우승경쟁을 펼치고 공동 4위(20언더파 264타)에 올랐다. 데뷔전 포티넷 챔피언십에서 공동 36위, 두 번째 대회에서 공동 13위로 상승한 김성현은 톱10을 뛰어넘어 톱5에 들며 첫 우승이 머지않았음을 알렸다.
선두에게 4타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한 김성현은 첫 홀(파4)에서 세컨드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는 등 전반에 4타를 줄여 선두를 2타 차로 압박했다. 후반에도 13번홀부터 3홀 연속 버디를 낚는 등 강한 뒷심으로 현지 중계 해설을 맡은 2022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단장 트레버 이멜먼(남아공)의 찬사를 받았다.
임성재는 마지막 날 2타를 줄이는 데 그치는 바람에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지만 7위(19언더파 265타)로 저력을 확인했다. 프레지던츠컵 대표선발을 계기로 롱퍼터로 바꾼 이후 안정감을 높인 김시우도 이날 4타를 줄이며 공동 8위(18언더파 266타)로 마쳐 지난해 9월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공동 8위) 이후 1년여 만에 톱10에 올라 상승세를 예고했다.
이경훈(공동 37위)과 안병훈(공동 44위)도 끝까지 선전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시드를 가진 한국선수 6명 전원이 컷을 통과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처럼 한국선수들끼리 우승을 다투는 가슴 뿌듯한 장면을 이제 PGA 투어에서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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