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3개월' 곰돌이, 26년 전 호랑이 앞섰다

김경호 기자 2022. 10. 10.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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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정상..PGA 2승 우즈보다 빨라
김주형이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에서 열린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 AP연합뉴스
정회원 자격 첫 출전 대회서 ‘72홀 노보기 우승’…“꿈이 현실로 된 기분”
세계랭킹 15위로 껑충 ‘아시아 최고’…“우상 타이거 우즈와 비교돼 영광”

“몇 달 전엔 난 여기 정식회원도 아니었는데, 이제는 2승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 타이거 우즈와 비교되니 믿을 수 없고, 영광이다.”

‘꼬마 기관차 톰’ 김주형(20)은 최근의 빠른 위상 변화에 스스로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꿈이 현실이 되는 기분”이라는 김주형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승 달성 후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15위에 올라 마쓰야마 히데키(19위·일본)를 제치고 아시아 최고로 우뚝 섰다.

김주형은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1·7255야드)에서 열린 2022~2023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8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고 합계 24언더파 260타(65-67-62-66)를 기록, 패트릭 캔틀레이와 매슈 네스미스(이상 21언더파 263타·미국)를 제치고 상금 144만달러(약 20억5000만원)를 거머쥐었다.

2주 전 2022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팀에 엄청난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록스타’로 떠오른 김주형은 정회원으로 맞은 PGA 투어 새 시즌 첫 출전 대회에서 우승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지난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PGA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한 지 두 달 만의 두 번째 우승이다. 첫날 공동 4위(6언더파 65타)로 출발해 2라운드 공동 3위(10언더파), 셋째날 공동선두(19언더파)로 올라선 뒤 나흘 내내 72홀 동안 보기를 1개도 범하지 않고 완벽한 우승을 달성했다.

PGA 투어는 “‘앳된 얼굴(Baby-Faced)’의 김주형이 20세3개월 만에 2승을 거둬 1996년 타이거 우즈(당시 20세9개월)를 넘어 1900년대 이후 최연소 다승 주인공이 됐다”고 전했다.

승부처에서 얼음장처럼 차갑고 냉정해 ‘패티 아이스’라는 애칭으로 통하는 2021 올해의 선수 캔틀레이와의 명승부에서 거둔 짜릿한 승리였다. 캔틀레이와 공동선두로 출발한 김주형은 8번홀까지 버디 2개를 낚고 2타차 선두로 나섰다. 12번홀에서 첫 타이를 내준 뒤 13·14번홀 연속 버디로 다시 2타차로 달아났지만 캔틀레이가 15·16번홀 연속 버디로 따라붙어 두 번째 공동선두를 이룬 채 마지막 18번홀(파4)을 맞았다.

승부는 티샷에서 갈렸다. 먼저 티샷한 캔틀레이의 공이 왼쪽으로 감겨 자갈과 덤불이 무성한 지역에 떨어졌고, 그는 결국 여기서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보낸 뒤 침착하게 파 세이브로 우승을 확정한 김주형은 “18번홀에서 내게 운이 따랐다. 캔틀레이는 매우 견고한 플레이를 했는데, 그와 겨룬 건 영광이었다”며 상대에게 존중심을 표했다.

김주형은 지난 7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3위에 오르며 PGA 투어 특별임시회원 자격을 받았고, 윈덤 챔피언십 우승으로 기적처럼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올 초엔 꿈도 꾸지 못했던 PGA 투어 플레이오프에 나가 2차전까지 선전했고, 프레지던츠컵 대표로 최고 활약을 펼쳤다.

김주형은 “72홀 노보기는 캐디의 도움이 컸다”고 조력자의 도움에 감사한 뒤 “타이거 우즈와 비교되지만 난 PGA 투어에 올 때 그저 우승하는 게 목표였다. 운이 좋아 일찍 우승한 것일 뿐,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며 계속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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