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가족' 구원왕 영입
동갑내기 이정후와 최고의 시즌 보낸 뒤 가족으로
프로야구 LG ‘특급 마무리’ 고우석(24)이 KBO리그에 돌풍을 몰고온 이종범·이정후 부자와 가족의 연을 맺는다. 투타를 아우르는 ‘바람의 가족’이 탄생한다.
고우석의 소속사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10일 “고우석이 내년 1월6일 서울 모처에서 이종범 LG 퓨처스팀 감독의 딸이자 키움 이정후 동생과 결혼식을 올린다”고 전했다. 소속사는 “두 사람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에서 연인으로 발전해 사랑의 결실을 보았다”고 밝혔다. 고우석보다 한 살 어린 예비신부 이가현씨는 바이올린을 전공한 재원이다.
고우석은 ‘바람의 아들’ 이종범 감독의 사위가 된다. 특히 1998년생 동갑내기 단짝 이정후와는 매제-처남 사이로 거듭난다. 고우석은 충암고, 이정후는 휘문고로 출신 고교는 다르지만 2016년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서 함께 뛰면서 가까워졌다. 고우석은 이정후와 스스럼없이 왕래하면서 자연스레 동생과도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뒤 가족이 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고우석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만 남겨둔 10일 현재 42세이브(3승2패·평균자책 1.51)를 올려 일찌감치 구원왕에 올랐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19년 마무리로 변신한 지 3년 만에 처음으로 구원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지난달 27일 한화전에선 삼성 오승환을 넘어 최연소 40세이브 신기록(만 21세1개월21일)을 썼다. 한 시즌 40세이브는 LG 구단에선 최초다. LG는 물론 한국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마무리 1순위로 꼽힌다.
이정후는 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 부문에서 1위를 지켜 타격 5관왕을 사실상 확정했다. 142경기에 나가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를 기록했다. KBO리그 공식 타격 5관왕이 나오는 건 2010년 롯데 이대호가 전대미문의 타격 7관왕에 오른 후 12년 만이다. 이정후는 아버지의 ‘천재 DNA’를 그대로 물려받아 리그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다.
이종범 감독은 해태에서 뛰던 1994년 타율·안타·득점·도루·출루율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당시엔 최다득점상을 수여하지 않아 공식 기록은 4관왕이지만 5관왕과 다름없다. 이 감독은 아들과 같은 만 24세에 5개 부문 1위에 올랐고 정규시즌 MVP까지 거머쥐었다. 이정후도 올 시즌 MVP 수상이 유력하다. 지난해 세계 최초의 부자 타격왕 달성에 이어 부자 MVP 탄생이 눈앞이다.
투수 고우석의 합류로 ‘바람의 가족’은 마운드에서도 빛을 발하게 됐다. 고우석은 결혼 상대가 일반인인 점, 시즌 도중인 데다 팀이 막판까지 선두경쟁을 이어간 점 등을 고려해 조용히 결혼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우석은 “훌륭한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게 돼 행복하다”며 “멋진 남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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