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빗장 푼 일본, 11일부터 '무비자'

코로나 이후 2년7개월 만에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한국인의 무비자(사증 면제) 일본 관광이 2년7개월 만에 다시 가능해진다.

일본 정부는 11일부터 한국 등 전 세계 68개 국가·지역에 대해 비자 면제 조치를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은 비자 없이도 관광, 친족 방문, 견학, 시찰, 단기 상용 등의 목적으로 최대 90일간 일본에 머물 수 있게 된다.

앞서 일본 정부는 2020년 3월9일부터 한국인에 대한 사증 면제 제도의 효력을 중단했다. 이후 다소 시차를 두고 이러한 조치를 전 세계로 확대했다.

하지만 11일부터는 하루 5만명 수준으로 유지해 온 입국자 수 상한선을 폐지하고, 패키지가 아닌 개별 자유 여행객의 입국도 허용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전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방역 절차도 대폭 간소화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인정받은 백신을 세 차례 접종했다는 증명서를 소지하면 일본행 항공기 탑승 전(출발 72시간 이내) 검사가 면제된다. 일본 도착 후 검사와 입국 후 격리도 없어진다. 다만 감염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하고, 양성 판정을 받으면 지정한 숙박시설에서 격리해야 한다.

최근 엔화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입국 규제까지 대폭 완화되면서 일본 여행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항공(JAL)의 11~12월 일본행 국제선 예약은 지난 9월과 비교해 3배로 늘었고, 전일본공수(ANA)의 연말연시 일본행 항공권 예약 수는 입국 규제 완화 전의 약 5배로 늘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대만에 본사를 둔 여행플랫폼 케이케이데이가 지난달 받은 예약은 출발지 기준으로 한국은 전월의 20배, 대만은 8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민간연구소 노무라소켄의 이코노미스트인 기우치 다카히데는 입국 규제 완화를 계기로 2023년에 일본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4%에 해당하는 2조1000억엔(약 20조6000억원)의 경제 효과가 생길 것으로 추산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