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 교육감 취임 후 '신영복체' 직인 교체한 경기교육청
교육청 "쉽게 알아볼 수 있어"
일각 "교육감 정치 성향 반영"
경기도교육청이 고 신영복 선생의 손글씨를 이용한 ‘신영복체’로 제작됐던 직인을 최근 교체했다. 신영복 선생은 진보학계를 대표하는 인물인데, 보수성향의 경기도교육감이 취임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가정보원도 신영복체로 된 원훈을 교체한 바 있다.
10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경기도교육감인’ ‘경기도교육감 민원사무전용’ 등 모두 5개의 도 교육감 직인에 쓰인 글씨체가 지난달 1일부터 기존 신영복체에서 훈민정음체로 교체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를 알리는 공고문에서 “직인의 글씨체를 쉽고 간명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교육감이 진보성향 인사에서 보수성향 인사로 바뀐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교육청의 한 직원은 “바뀐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직인을 굳이 다시 바꿀 필요가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데, 교육감이 바뀌어서 그런가보다 싶다”고 말했다.
기존 직인은 진보성향인 이재정 전 경기도교육감 재직 당시인 2020년 11월부터 사용하기 시작해 보수성향인 임태희 현 경기도교육감 취임 후 교체되기까지 1년10개월가량 사용됐다. 직인 교체에 들어간 예산은 50만원가량이다.
신영복 선생은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66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20년간 복역했다. 1988년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한 후 1998년 사면 복권된 그는 한국 진보학계의 대표 지식인으로 인정받았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신영복 선생이 쓴 대통령기록관 현판을 떼어냈고, 최근에는 국정원이 전·현직 직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제기됐던 신영복체로 쓰인 원훈을 교체한 바 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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