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경기 남겨두고 '강등 확정'..하지만 성남은 끝까지 달린다

강동훈 2022. 10. 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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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천] 강동훈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성남FC가 결국 K리그2(2부)로 다시 강등됐다. 지난 2018년 승격한 이후 4년 만이다. 세 경기를 남겨두고 조기에 강등이 확정됐지만, 정경호(42) 감독대행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시즌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대행은 7일 오후 4시 30분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천상무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기면서 다이렉트 강등이 확정된 후 "팬들이 성남을 지킬 수 있게끔 우리가 지지대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성남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김천에 내줬지만, 강한 전방 압박과 견고한 수비벽을 유지하면서 잘 버텨냈다. 이후 빠른 역습 패턴으로 반격하더니 전반 28분경 페이살 뮬리치(28·세르비아)의 선취골로 리드를 잡으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후반 시작 10분 만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에 다급해진 성남은 밀로스 라이코비치(28·몬테네그로)와 마누엘 팔라시오스(29·콜롬비아), 박수일(26) 등을 투입하면서 총공세에 나섰다. 선수들은 승부를 뒤집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보여줬다. 그러나 끝내 득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경기는 1-1 무승부로 종료됐고, 성남은 12위(6승8무21패·승점 26)에 그대로 머무른 가운데 11위 김천(승점 36)과 격차가 10점 차로 벌어지면서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강등이 확정됐다.

경기가 끝난 후 정 대행은 어두운 표정 속에 취재진 앞에 나타나 "선수들이 마지막 경기라는 각오로 열심히 뛰었다. 계획대로 전반전에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전에 밸런스에 문제가 생기며 실점했다. 밀로스와 박수일, 팔라시오스 등을 투입해서 뒤집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 대행은 지난 8월 24일 김남일(45) 전임 감독이 사퇴하면서 지휘봉을 건네받았다. 다만 당시 성남은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서 3연패에 빠진 데다, 설상가상 새롭게 취임한 신상진(66) 성남시장의 구단 매각 발언과 이재명(57) 전 시장 시절 비리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는 등 외풍까지 불어 닥쳤다. 축구계에서 '브레인'으로 소문난 정 대행이지만, 최대 위기에 직면한 상태에서 사실상 할 수 있는 건 크게 없었다.

그런데도 정 대행은 남은 경기에서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쓰겠다고 다짐했다. 하위권에서 탈출하는 건 어려울지언정, 다이렉트 강등만큼은 피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실제로 정 대행 체제에서 성남은 수원FC전(2-0 승)에 이어 울산현대전(2-0 승)까지 연달아 승점 3점을 챙기면서 분위기를 단번에 뒤집었다. 하지만 희망의 불씨는 금세 꺼졌다. 성남은 이어지는 5경기 동안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그리고 눈앞으로 강등이 다가오더니, 결국 이날 최악의 결말을 받아들였다.

정 대행은 "힘든 시기에 대행을 맡았다. 팬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많은 시간이 주어진 건 아니었으나 주어진 시간 속에서 간절함을 가지고 준비했다"며 "어떻게 하면 팬들에게 희망과 기적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리적으로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성남은 강등이 확정된 상황에서 사실상 남은 세 경기 결과는 크게 의미가 없다. 모든 구성원의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정 대행은 "비록 결과가 이렇게 나왔지만, 남은 경기를 잘 마무리 하는 게 중요하다. 팬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성남FC의 지속성과 연속성을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여기서 축구를 그만두는 게 아니기 때문에 프로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팬들이 성남FC를 지킬 수 있도록 우리가 지지대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지만, 정말 잘 받아들여야 한다. 모두가 힘을 합쳐서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성남은 남은 경기에서 수원FC(원정)와 FC서울(원정), 대구FC(홈)를 상대한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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