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크름대교 폭발은 테러..추가 도발 땐 더 가혹한 대응"

김서영 기자 2022. 10. 1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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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특수기관 소행"..안보회의서 보복 인정하며 '경고'
러, 트럭 운전자 신원 확보 밝혀.."교량 밑서 폭발" 반론도
공격받은 우크라 수도 키이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10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추정되는 큰 폭발이 일어나자 사람들이 불타는 자동차를 뒤로한 채 피신하고 있다. 키이우 |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름대교(케르치해협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공습을 가한 사실을 인정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추가로 도발하면 더욱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습을 가한 것을 두고 “(우크라이나의) 테러리스트 행동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8일 크름대교를 공격함으로써 “자신(우크라이나)을 국제적 테러리스트 조직과 같은 자리에 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가 “장거리, 고정밀 무기로 대규모 공습을 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 군사 및 통신 시설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고 밝히면서, “만약 앞으로 또 러시아 영토에서 테러리스트적인 행위를 시도한다면 러시아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8개 지역을 공습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군 지휘시설, 통신, 에너지 시설을 비롯한 모든 목표물이 폭격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먼저 빌미를 제공했다’고 규정한 점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발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아니다. 푸틴은 미사일을 발사하게끔 ‘도발당한’ 것이 아니다. 크름대교 폭발 이전에도 러시아는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지속적으로 공격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은 전장에서 지고 있어 절박하다. 그래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전쟁 국면을 바꾸기 위해 미사일 위협을 활용하는 것이다. 자신이 ‘도발당했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크름대교 폭발 사건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은 이것(크름대교 공격)을 시작했고, 수행했고, 지휘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안보회의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는 러시아가 “직접 테러리스트를 사살하는 방식”으로 보복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오전 6시7분쯤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름대교에서 폭발이 일어나 다리 일부가 무너졌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의 개입 여부에 대해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폭발 당시 다리를 건너던 트럭에 폭발물이 실렸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조사위원회의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위원장은 “이 트럭은 불가리아, 조지아, 아르메니아, 북오세티아, 크라스노다르 등을 지나왔다. 트럭을 운전하고 테러행위를 조직한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트럭의 소유주로 사미르 유수보프(25)를 지목했고, 그의 친척이 운전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럭을 폭발의 시작으로 보는 해석에 반론이 나온다. BBC는 당시 영상을 분석해보니 트럭이 다리를 오르기 시작할 때 트럭의 바로 뒤쪽에서 불길이 나오는 것이 보였다고 보도했다. 한 전직 영국군 폭발물 전문가는 교량 위가 아니라 아래에서 폭발이 발생했으리란 추정이 더 그럴듯하다고 BBC에 밝혔다. 해상 무인 항공기가 다리 밑으로 폭발물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BBC는 전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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