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날 떠나면 어떡하나" 무주 장례식장 노모·딸·사위·손녀 5명 영정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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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 갑자기 떠나면 남은 가족들은 어떡합니까."
10일 오후 6시께 전북 무주군 무주의료원 장례식장.
장례식장에 있는 분향소 3곳 모두 같은 날 세상을 떠난 A씨(84·여) 가족 5명의 영정이 걸렸다.
전날 오후 4시45분께 무주군 무풍면 한 단독주택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집주인 A씨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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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하다" 애통..경찰 "보일러 가스 누출 추정"
(무주=뉴스1) 김혜지 이지선 강교현 기자 = "한날 갑자기 떠나면 남은 가족들은 어떡합니까."
10일 오후 6시께 전북 무주군 무주의료원 장례식장. 전날 80대 노모 생일잔치를 하기 위해 시골집에 모였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일가족 5명의 빈소가 차려진 곳이다.
조문객들은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무주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지만, 조문객들은 침통한 표정을 한 채 하나둘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근조 화환을 실은 꽃집 배달 차량도 장례식장 주차장에 속속 도착했다. 장례식장에 있는 분향소 3곳 모두 같은 날 세상을 떠난 A씨(84·여) 가족 5명의 영정이 걸렸다.
1번 분향소는 A씨, 2번 분향소는 큰사위(64)와 큰손녀(33), 3번은 작은딸(42)과 작은사위(49) 부부 빈소가 차려졌다. 전날 오후 4시45분께 무주군 무풍면 한 단독주택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집주인 A씨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A씨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발견 당시 거실에서 3명, 방에서 2명, 화장실 안에서 A씨 큰딸 B씨(57)가 쓰러져 있었다. B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원광대병원에 이송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유족 C씨(40대)는 "형이랑 형수가 갑자기 황망하게 돌아가셔서 어린 조카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너무 갑작스러운 일을 당하다 보니 빈소 분위기가 많이 안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네 부부가 알바를 하는 고3 큰아들과 운동을 하는 중3 작은아들을 집에 두고 둘만 무주에 와서 조카들은 화를 면했다"고 했다.
이날 지하 1층에 있는 2·3 분향소 앞에선 할머니와 부모를 한꺼번에 잃은 10대 상주 친구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있었다.
A씨 손주 친구들은 "친구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다른 친구들과 같이 왔는데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 할지…"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경기도 평택에서 왔다는 A씨 작은사위 직장 동료들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한 직장 후배는 "너무 갑자기 사고가 나 놀랐다"며 "내일 출근하면 뵐 줄 알았는데 갑자기 사망 소식을 들어 황망하다"고 말했다. 작은사위 친구는 "참 열심히 사는 친구였다"며 "열흘 전쯤 마지막으로 봤는데 이런 일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앞서 전북경찰청 과학수사계는 이날 사고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 감식을 마쳤다. 경찰은 A씨 집 보일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반면 연통 끝부분이 막혀 가스가 집 안으로 샌 사실과 사망자들의 코와 입에서 일산화탄소가 검출된 점을 바탕으로 사망 원인을 가스 누출에 따른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보일러와 연통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며 "유족 뜻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iamg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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