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곳곳에 미사일 75발 공격..'크름대교 폭발' 푸틴의 보복

김서영 기자 2022. 10. 1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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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키이우 70여일 만에 공습
우크라 "복수할 것" 긴장 고조

러시아가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전역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은 이틀 전에 일어난 크름대교(케르치해협대교) 폭발을 우크라이나의 테러로 규정하고 이번 공격은 이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만행”이라고 규탄했으며, 우크라이나는 “복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출근 시간대인 오전 8시15분쯤 키이우 시내 중심부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 첫 번째 폭발음은 오전 8시15분부터 약 5분간 지속됐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경보를 무시하지 말고 몸을 숨기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두 번째 폭발은 오전 9시30분쯤 이어졌으며,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폭발음이 발생했다. 가디언은 키이우가 적어도 네 차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응급서비스는 최소 11명이 사망하고 6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의 목표가 된 키이우 시내 중심가에는 놀이터와 공원, 대학도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또한 의회와 대통령 집무실을 포함한 관공서들도 인근에 있으며, 외국 대사관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다. 키이우 지하철은 운행이 중단됐으며, 키이우 전역의 역이 대피하는 주민들로 붐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오전 6시47분 키이우에 발령한 공습경보가 6시간 가까이 지난 낮 12시25분에 해제됐다고 밝혔다.

키이우가 러시아로부터 마지막으로 공습을 당한 건 지난 7월29일로 이번 공습은 70여일 만이다. 최근의 전투는 주로 크름반도 북부, 자포리자 원전 인근 등에서 발생했다. 키이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폭격 대상이 됐다. 르비우와 미콜라이우, 드니프로, 지토미르, 테르노필, 크멜니츠키 등이 소셜미디어와 텔레그램 등을 통해 폭격을 보고했다. 르비우의 안드리 사도비 시장은 르비우 내 신호등의 3분의 1이 작동을 멈췄으며, 도시의 전기와 온수가 끊겼다고 알렸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수복한 하르키우 역시 이날 폭격을 받았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러시아는 오전 6시20분부터 11시15분까지 미사일 75발을 발사했으며, 이 중 우리 방공 시스템을 통해 41개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8개 지역의 주요 기반시설 11곳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키이우 기차역 인근의 고층건물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현지 사무실도 일부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은 “크름대교 공격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의) 테러리스트 행동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우크라에 미사일 보복 공격

공습 직후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하며 복수를 다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들이 우리를 파괴해 지구상에서 지워버리려고 한다. 자포리자의 집에서 자고 있던 우리 시민들을 파괴하고, 드니프로와 키이우에서 출근하던 이들을 죽였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적들은 우리의 땅에 몰고 온 고통과 죽음에 대해 벌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복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안드리 예르막 비서실장은 “겁쟁이들이 놀이터, 어린이, 사람들과 싸우고 있다”면서 “이것은 러시아 문제가 무력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의 공습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주요 7개국(G7)도 11일 긴급회동을 하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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