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례 없이 내륙 저수지에서 미니 SLBM 발사..남 '킬체인' 회피 전술, 합참은 '지상 발사' 오판

박성진 기자 2022. 10. 1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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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바지선에 탑재 후 쏴
북, 미사일 발사 방식 확장

북한이 미 항모강습단 출동 등에 반발해 실시한 도발 중 내륙 저수지에서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있던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저수지에서 SLBM을 발사한 것은 전례가 없다. 남측 미사일 요격체계인 ‘킬체인’을 회피하기 위해 미사일 발사 플랫폼을 새롭게 확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달 25일 새벽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저수지 수중 바지선에서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SLBM 발사 훈련을 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SLBM을 내륙 저수지에서 쏜 것은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5일 북한이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지상의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군은 발사 이후 탄도미사일 궤적만을 보고 지상 TEL 발사로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 정보당국이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정찰위성을 통해 사전 감시했다면 SLBM 발사를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니 SLBM은 발사 장소가 저수지의 수중 바지선인 데다 발사도 미사일을 수면 위로 밀어 올린 후 점화하는 콜드 론치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미니 SLBM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의 잠대지용 개량형이다. KN-23은 사거리 500~650㎞ 정도다. 미니 SLBM이 한국군 미사일방어망을 피해 목표 지점을 타격할 위험성이 기존 탄종보다 높다는 의미다.

미니 SLBM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해 10월21일 북한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 국방발전전람회장에서였다. 사진을 보면 형상이 KN-23과 유사한 미니 SLBM은 직경이 1m 미만으로 북극성-5형 SLBM(직경 1.8m)의 절반 수준이다. 격자형 그리드핀(보조 날개) 4개가 달려 있는 것도 식별됐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니 SLBM이 북한이 건조 중인 3000t급 잠수함에 여러 발을 탑재하도록 고안된 것으로 분석했지만 오히려 수심이 깊은 내륙 저수지 발사용으로 개발했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능력을 내륙 저수지로 확장하면서 군의 사전 탐지는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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