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부산 앞바다 13m 내려가보니..철골에 선풍기까지

이상엽 기자 2022. 10. 1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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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호수에 이어 오늘(10일) 밀착카메라는, 우리 바다의 오염 실태를 담았습니다. 전문 잠수사의 도움을 받아서 저희 이상엽 기자가 부산 앞바다 13미터 아래로 내려가봤는데요.

너른 바닷속에 우리가 던져 넣은 것들을,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와 함께 꺼내보겠습니다.

[기자]

광안대교를 따라 부산 앞바다 깊숙한 곳으로 향합니다.

10톤짜리 배 한 척에 공기통과 호흡기, 물안경과 오리발을 싣습니다.

해양복원단체가 바닷속 쓰레기를 찾기 위해 나선 겁니다.

특히 건설폐기물인 오탁방지망이 골칫거립니다.

[차상도/전문잠수사 : 공사 도중에 생길 수 있는 해양쓰레기들이 바다로 나가기 전에 막아주는, 말 그대로 방지막이에요.]

제때 철거하지 않고 방치하면서 쓰레기를 막는 구조물도 쓰레기가 된 겁니다.

[임정택/전문잠수사 : 우리가 그전에 확인한 오탁방지망에 줄을 쳐놨거든요. 크레인에 걸어서 인양할 거예요.]

전국 바닷속에 쌓인 쓰레기는 14만톤이 넘는 걸로 추정됩니다.

취재진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안전을 확보한 상태로 바닷속에 들어가봤습니다.

태풍이 휩쓸고 간 바닷속을 직접 들어가서 보겠습니다.

끝이 안 보이는 밧줄.

아득한 바닷속으로 들어갑니다.

서로의 손만 보일 정도로 어둡습니다.

조명을 켜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해저 13m.

더 가까이 밀착하자 드디어 바다 밑바닥까지 다다릅니다.

폐콘크리트 사이로 오탁방지망을 찾았습니다.

같은 시각 배 위에서도 바쁘게 움직입니다.

[지상현/전문잠수사 : 태풍 때문에 다 엉켜서 일일이 사람이 쓰레기를 잘라서 손으로 더듬어가며 우리가 묶을 수 있는 자리에 묶어서 크레인으로 올려야 하는 거니까.]

잠수사와 취재진이 바닷속에 들어간 지 30분이 흘렀습니다.

[김동우/전문잠수사 : 잠수사들이 들어가서 일일이 눈으로 보고 확인해서 줄로 묶어서 올려야죠. 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어요.]

크레인을 움직이자 배가 기울기 시작합니다.

거대한 쓰레기가 서로 엉켜 올라옵니다.

[임정택/전문잠수사 : 낚시꾼들이 버린 낚싯대, 떡밥, 숟가락. 다 한 번에 엮여서 처음에 한두 개 있던 게 밑에서 엉켜서 한 개 잡아서 끌어올리니까 줄줄이…]

이번엔 버려진 어망이 묻혔을 걸로 보이는 곳에 잠수해봤습니다.

[지상현/전문잠수사 : 폐통발이나 폐그물이 있으면 고기들이 걸려서 폐사할 수 있는 거고. 손으로 감싸고. 같이 잡아요. 그래. 가자.]

해양생태계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쓰레기입니다.

물고기들 사이로 오래된 어망이 보입니다.

몇 걸음 옮기지 않아도 찾을 수 있을 만큼 많습니다.

이때 취재진 눈에 띈 녹슨 철골.

직접 건져보니 낡고 부서진 의자입니다.

바닷속에서 작업한 지 1시간째.

[차상도/전문잠수사 : 쓰레기 잡고 살며시 들어 올려요. 세게 잡아당기면 부유물 올라오는 것 봤죠.]

다시 한 번 들어가 진흙을 걷어내자 이번엔 선풍기가 나옵니다.

수레는 혼자 힘으로 안 돼 밧줄을 묶어 여러 사람이 꺼냅니다.

해양복원단체와 잠수사들이 하루 동안 건진 쓰레기 양은 약 6톤입니다.

[이현규/해양복원단체 '블루사이렌' 팀장 : 선풍기부터 자전거, 가정집에서 볼 수 있는 생활폐기물이 바닷속에…저희가 이렇게 한다고 바다가 당장 달라지지 않을 텐데. 바다에 사이렌을 울리겠다는 의미고요.]

바다쓰레기는 해양생물의 서식지를 무너뜨리고 그 피해는 결국 사람에게도 돌아옵니다.

쓰레기에 물고기가 걸려 죽는 어업 피해는 연간 3700억원.

지난해 선박사고 1786건 중 15%는 바닷속 어망이 선박추진기에 감기면서 일어났습니다.

[이재향/해양복원단체 '블루사이렌' 대표 : 바다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체감을 못 하는 것 같아요.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계속 분해되면서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고 해양생태계를 파괴시키고…]

바다에 버린 쓰레기는 없어지는 게 아니라 당장 눈앞에 안 보일 뿐입니다.

(작가 : 유승민 / VJ : 김대현 / 인턴기자 : 고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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