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울 판..국어대사전에 '일본어 표현들'

이선화 기자 2022. 10. 1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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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강점기, 우리말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조선어학회는 '사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갖은 탄압과 고초를 겪었던 이야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졌죠. 그만큼 어렵게 지켜온 우리말인데, 요즘 우리가 가장 널리 쓰고있는 '표준국어대사전'을 살펴보니 일본어 사전을 그대로 옮겨온듯한 어휘들이 곳곳에 등장합니다.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영화 '말모이'(2019) : 우리는 반드시 우리말 사전을 완성할 것입니다.]

일제의 탄압에 맞서 사라질 뻔한 우리말을 모아 만든 최초의 한글 사전 원고.

'말을 모아 놓았다'는 의미를 담아 '말모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1910년부터 시작된 편찬 과정은 그야말로 우리 민족과 문화의 수난사였습니다.

당시 이런 노력들은 훗날 '조선말 큰사전'을 낳았고, 오늘날 우리가 참고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은 이 책을 뿌리 삼았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 사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낯선 표현들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박일환/'국어사전 독립선언' 저자 : '전선병'이란 낱말이 있거든요. 이런 병이 있나? 보니까 뜻이 이상해요. 스타킹에 올이 나간 걸 전선병이라고 하는데, 너무 이상하잖아요? 일제 속어예요.]

또 '정기국회' 대신 '통상의회', '보행자 전용지구' 대신 '보행자천국' 처럼 지금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말들도 눈에 띕니다.

모두 일본어 사전에서 그대로 옮겨온 것들입니다.

[박일환/'국어사전 독립선언' 저자 : 우리 언어 문자마저, 사전마저 표절이 심각하다면 정말로 그런 문제들은 우리가 부끄럽게 여겨야 되지 않나.]

이렇게 사전 곳곳에 일본어 흔적이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대사전을 정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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