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은행시스템과 금융위기 연구'..버냉키 전 연준 의장 등 美 경제학자 3명

반기웅·이윤주 기자 2022. 10. 1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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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미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 필립 딥비그 미 워싱턴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202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공동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 자료사진.

“우리 모두는 은행과 일종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은행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은행 시스템의 전체 또는 일부는 실패하고 금융 위기가 발생한다. 이들의 연구는 금융 위기에서 은행의 중심적인 역할을 설명하는 데 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비롯해 은행과 금융위기 연구에 기여한 미국 경제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일 버냉키 전 의장과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 필립 딥비그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 교수 등 3명을 올해 경제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막대한 규모로 풀었던 유동성을 회수하고 가파르게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경기 침체와 신용위기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만큼, 은행과 금융위기 연구자들이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노벨위원회는 “금융위기 동안 거시 경제에서 은행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고, 은행 시스템 붕괴를 막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줬다”면서 “이들의 연구는 사회가 금융위기를 다루는 방식을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후임으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연준 의장을 지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연준 수장을 지낸 인물로, 금융위기 당시 “헬리콥터로 공중에 돈을 뿌려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며 3차례에 걸친 양적완화 정책을 펼쳐 ‘헬리콥터 벤’으로 불리기도 했다.

소문에 움직이는 뱅크런 사태의 모습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그림. 노벨위원회

그러나 연준 의장 취임 이전에는 1930년대 대공황 연구에 저명한 경제학자로 더 유명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1983년 논문을 통해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은행으로 인출자들이 몰려든 것이 은행의 파산에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는 점을 증명했다. 버냉키의 연구 이전에는 은행의 위기는 경기 침체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으나, 버냉키는 은행의 파산과 붕괴가 장기적인 불황으로 향하는 경기침체에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밝혔다.

대공황 시기 은행들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두려워한 탓에 새로운 대출을 시행하기보다는 신속하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에 예금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행태 때문에 은행의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농민과 일반 가계 역시 막대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악의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이아몬드 교수와 딥비그 교수는 시장의 루머가 예금주들의 인출 행렬을 부르고 은행 붕괴로 이어지는 과정을 분석했다. 이를 방지하려면 정부가 예금 보험이나 은행에 대한 최종대출자 역할을 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은행의 중요성·취약성을 분석한 두 교수의 연구는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현대 은행 규제의 이론적 토대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웨덴의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뜻에 따라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노벨상은 지난 3일 생리의학상을 발표를 시작으로 이날 경제학상을 끝으로 올해의 수상자 선정을 마쳤다. 노벨 경제학상 상금은 10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2억6000만원)이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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