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정상 복원하려는데..군부대 주둔 전 사진이 없다

정대하 2022. 10.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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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 최근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사업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포대가 있는 정상부의 원상회복 방법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부대 시설물을 옮긴 뒤 원형을 복원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군부대 주둔 전 정상부 모습을 알 수 있는 사진 기록물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광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도 지난 5일 주민이 받아들이면 무등산 군부대를 광주 군공항 등으로 이전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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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공군부대 주둔 뒤 훼손된 천왕봉
해발고도 1187m에서 4m가량 낮아져
‘무등산 국립공원 군부대 주둔지역 복원 종합계획 보고서’(2016)에 나온 무등산 정상 복원 상상도. 보고서 사진 갈무리

광주시가 최근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사업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포대가 있는 정상부의 원상회복 방법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부대 시설물을 옮긴 뒤 원형을 복원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군부대 주둔 전 정상부 모습을 알 수 있는 사진 기록물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2016년 펴낸 ‘무등산 국립공원 군부대 주둔지역 복원 종합계획 보고서’를 보면, 정상부인 천왕봉은 해발고도가 1187m였지만 1966년 공군부대가 주둔한 뒤 훼손돼 4m가량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석영안산암질응회암으로 이뤄진 천왕봉은 군부대 시설물과 도로포장 공사 등으로 깎여나가 원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형이 심각한 상태다.

광주 무등산 천왕봉 일대에 있는 군부대.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문제는 복원을 하려고 해도 천왕봉의 원래 모습을 담은 사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사단법인 한국환경생태학회가 최근 국토지리정보원에 확인했을 때도 1966년 군부대 주둔 이후에 촬영된 천왕봉 사진만 남아 있고, 그나마 정상부는 그림자 처리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고 박선홍 선생이 책자 <무등산>(1988)에 천왕봉으로 소개한 사진도 지왕봉을 잘못 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시립민속박물관(2007)의 <광주>에 게재된 1930년대 무등산 엽서 사진도 지왕봉으로 확인됐다.

훼손 전 원형을 알 수 없으니 복원을 둘러싸고도 여러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에선 3D 스캐너로 정밀하게 측량해 최대한 원형을 살려 복원하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고증 없이 흙 등을 쌓아 1187m로 높여서는 안 되며, 천왕봉 원형 사진이 나올 때까지 복원을 보류해야 한다”(오구균 호남대 명예교수)는 반론도 만만찮다. 물론 원형을 담은 사진이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가정 아래 나오는 주장이다.

3년 만에 정상 개방 행사가 열린 8일 오전 광주 무등산 국립공원에서 탐방객들이 정상에 오르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중단됐던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논의는 올해 담당 상임위를 국방위원회로 옮긴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서갑)이 지난달 29일 무등산 공군부대를 방문하면서 재개됐다. 송 의원은 “국방부는 2023년 12월 전 공유재산 사용허가 만료 전까지 이전 후보지를 광주시에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김광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도 지난 5일 주민이 받아들이면 무등산 군부대를 광주 군공항 등으로 이전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광주환경단체 회원들이 무등산 정상 개방 행사가 열린 지난 8일 무등산 정상 군부대 이전을 촉구하는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 바로가기 : “광주 무등산 정상, 이젠 시민에게 돌려달라”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1050864.html?_ga=2.93179677.1060882607.1665362848-821683540.163583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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