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하는 지금이 적기" vs "섣불리 덤볐다가 큰코다쳐"

김대연 2022. 10. 10. 20: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돈맥경화 대진단]
금리 인상기 속 회사채 등 채권 투자 매력 쏠쏠
다만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가 의견 나뉘어
"만기 보유하면 확정 수익 있어 충분히 매력적"
vs "글로벌 혼돈 속 공격적인 투자는 신중해야"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기관투자가들은 채권을 만기 보유하면서 확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고, 유동성이 필요할 때 현금화가 가능해서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자산이라고 판단한다.”

“영국 사태 등 글로벌 위기 시점에서 섣불리 회사채 시장에 덤벼드는 건 자제해야 한다.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기보다 전 세계적인 금융 시장 상황을 관망할 때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채권 자산의 금리가 덩달아 뛰고 있다. 수년간 낮은 금리로 외면받던 회사채가 금리 상승세에 따라 급부상하면서 국내 자본시장 큰손들도 투자 기회를 엿보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최근 혼돈한 시장 속 기업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데다 향후 금리가 계속 상승할 경우 평가손실 우려가 있어 투자 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도 팽팽하다.

국내 기관투자가 채권 투자 현황. (자료=각 기관)
금리 급등기 속 회사채 인기도 덩달아 쑥쑥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은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 속 고금리 회사채를 매수하기 위한 타이밍을 속속 잡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년간 이어진 저금리 시대에 외면받던 회사채가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동시에 매력적인 투자자산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큰손들의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도 점차 뜨거워지는 중이다. 수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며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선호하는 기관투자가 입장에서 고금리 회사채는 만기까지 보유한다는 가정하에 확정수익을 보장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면서 평가손익에 대한 우려도 있겠지만, 채권의 만기수익률(YTM·Yield To Maturity) 덕분에 회사채가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국고채나 회사채, 공사채 등은 회원들한테 줘야 하는 이자율보다 금리가 낮아 매입을 잘 안 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 상반기부터 계속 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시가평가는 주식과 채권 시장에 후행하기 때문에 리스크 가능성이 있어 신용 위험이 낮은 회사채나 공사채에 한해 꾸준히 매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기금 관계자도 “과거와 달리 금리가 올라 채권 가격이 많이 내려가 ‘AAA(트리플 에이)’나 ‘AA+(더블에이플러스)’ 등 고등급 회사채, 우량채 등이 매력적”이라며 “연말이나 내년 초에도 금리가 오를 수 있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금리는 다시 떨어질 거라고 보기 때문에 신용 위험을 잘 관리한다면 지금부터 고금리 채권을 사는 것은 좋은 투자 전략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혼란한 시장에 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제기

그러나 올해 금리가 급등하며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달 기준 5조3440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 자금 조달마저 어려워지면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회사채 금리를 높여도 시장 관심이 뚝 끊긴 상황이다. 게다가 안정적인 투자 성향을 띤 기관투자가들은 회사채 중에서도 실적이나 기업 펀더멘탈이 탄탄하게 받쳐주는 곳 위주로 주목할 수밖에 없다.

다른 공제회 관계자는 “금리가 많이 오르면 기업들은 당연히 자금이 부담돼 연말이 되면 사고 싶어도 물량이 없을 것 같아 미리 사뒀다”며 “큰 자금을 운용하는 장기 투자 기관으로서 신용 위험이 큰 곳을 제외하고 한국전력공사 등 안정적인 고금리 회사채를 눈여겨보고 있고, 지금은 조금씩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며 사놓을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시스템리스크(system risk) 촉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회사채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스템리스크란 금융기관의 일시적인 결제 불능이 연쇄적으로 다른 기관에 영향을 미쳐 금융시스템 전체가 부실화되는 위험을 뜻한다.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영국의 감세 정책 철회 등 전반적인 글로벌 금융 상황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전통자산에 대한 가격 반영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이지만, 회사채뿐만 아니라 어떤 투자자산이라도 신중하게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각국의 연결고리로 혹여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리스크 때문에 신용위험이 고조될 수 있다”며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도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금리 인상이 꾸준히 진행될 거라고 밝힌 만큼 섣불리 투자에 나서지 않고 시장 상황을 관망하며 이미 보유한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때”라고 밝혔다.

김대연 (bigkite@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