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과 북한은 왜 갑자기 '연결' 되었나

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2022. 10. 1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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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송영훈 기자

[앵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았던 회사죠. 쌍방울입니다. 최근 검찰 수사가 쌍방울의 대북사업 쪽으로 빠르게 진행 중입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서 왜 갑자기 대북사업 수사로 흐름이 바뀐 건지, 어떤 혐의가 걸려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이 내용도 CBS 법조팀이 처음 보도했는데요. 법조팀 송영훈 기자 나와있습니다.

- 작년 대선 국면부터 이재명 대표와 관련해서 진행 중인 수사들이 많았는데.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에서 별다른 소식이 없는 것 같고, 쌍방울의 대북사업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네요?

= 네. 쌍방울은 처음에는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신 냈다는 의혹인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휩싸였었죠. 그런데 저희 법조팀이 취재를 하다 보니 북한이 갑자기 등장했습니다.

- 앞선 수사가 큰 소득이 없는 상황인가요?

=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고 거기서 뭔가 나와야 하는데, 지금 해외에서 들어올 생각을 안 하고 있죠. 그런데 다른 곳에서 검찰이 김성태 전 회장의 발목을 잡을만 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쌍방울과 북한, 어떻게 연결되나요?

=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단체가 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평화교류협회, 아태협이라는 곳인데 아태협은 지난 2018년 11월 경기도와 함께 대북 행사를 개최합니다. 북한에선 (리종혁 조선아시아 태평양 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급이 5명이나 참석했습니다. 이 행사에 들어간 비용 8억 원을 바로 쌍방울이 낸 겁니다. 쉽게 말해서 경기도와 아태협이 개최한 대북행사에 쌍방울이 물밑에서 돈을 지급하며 등장한 겁니다.

- 지난번에도 한 번 짚었는데요. 기업이 정부 행사에 협찬을 하는 정도는 크게 문제될게 없는데.. 그럼에도 의심스럽게 볼 수 밖에 없는 정황이 있었던 것이죠?

= 네 뒤에서, 후반부에서 또 얘기하겠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어떤 행사를 지원하고 특히 돈을 투입하는 행사라면 후원사로 대대적인 홍보를 할텐데 쌍방울은 이 사실을 꽁꽁 숨겼습니다. 자신들의 존재를 가린 것이죠.

대북 사업에 있어서 아태협과 쌍방울은 한몸처럼 움직입니다. 2019년 7월 경기도와 아태협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공동 주최한 대북행사에 쌍방울의 전현직 회장들이 참석해서 북한 고위급 인사를 직접 접촉한 것도 CBS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행사 이름이 아시아 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인데 1회 행사가 바로 앞서 말씀드렸던 그 행사에요.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렸습니다.

- 그러면 쌍방울은 아태협을 통해서 무슨 대북사업을 하려고 했던 겁니까?

=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에 대표적인게 저희가 보도한 북한 광물 개발 사업입니다. 북한에 있는 마그네사이트와 희토류 등 광물을 개발하겠다는 것인데 전세계에서 북한의 매장량이 세계 최고 수준인 자원들입니다.

이게 일반적인 대북 사업과 다른 것이 당시는 유엔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가 있던 상황인데 쌍방울이 지자체를 끼고서 북한의 자원을 개발하고 그 대가를 지급하는 등의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는 점은 흔치 않은 사업 방식입니다.

광물 사업은 쌍방울 주요 계열사인 나노스, 지금은 SBW 생명과학이라는 회사로 이름을 바꿨는데
이 회사가 2018년부터 이 사업을 주도했고, 2019년 1월엔 아태협의 안모 회장이 바로 이 나노스의 사내이사로 영입됩니다.

당연히 실제 사업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가 대북 광물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주식시장에 퍼지면서 대북 테마주로 묶였고요. 자연스레 쌍방울을 포함한 계열사 주가가 폭등했습니다. 검찰은 이 부분을 두고 조직적인 주가조작이 아닌지 현재 보고 있습니다.

- 대북 관련 주식으로 주가는 뛰었는데, 실제 사업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그런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여기 연루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의혹으로도 연결이 되고 있는 거죠?

= 네, 이화영 전 부지사는 이재명 대표의 측근으로 잘 알려져 있죠. 다만 이재명 대표가 당시 경기도지사였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거나 이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등의 정황이 나타난 것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측근이자 경기도 부지사까지 지낸 이화영 전 부지사가 깊게 개입했다는 점에서 의혹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최근에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아태협이 개입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검찰이 이를 살펴보고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화영 전 부지사 얘기를 좀 더 해보면, 이 전 부지사는 2015년에 쌍방울그룹 고문으로 활동했고, 2017년엔 사외이사로 재직하기도 했어요. 쌍방울 법인카드로 수억 원을 쓰기도 했습니다. 아태협과 쌍방울그룹이 추진한 대북행사에도 모습을 계속 드러냈고요.

특히 대북 테마주로 묶인 나노스의 지분을 차명으로 보유한 정황도 나타났습니다. 결국 쌍방울의 대북 사업을 함께 띄우고 주가까지 올려 개인의 금전적 이익까지 챙긴 것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 CBS 법조팀이 입수한 국정원 내부 문건에 쌍방울의 대북사업 관련해서 더 자세한 내용이 담겨있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 간략하게 말하면 쌍방울이 대북 사업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거액의 보상, 대가를 약속하는 내용들입니다.

문건에선 북한 인사와 남한 인사의 대화가 등장합니다. 북한쪽 인사는 대남 민간 경제협력을 도맡는 부서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민경련 사람들인데 몇년전 개봉했던 영화 '공작'에서 등장한 리명운의 실제 모델인 리호남이 등장합니다.

2018년 12월 중국 심양의 한 식당에서 리호남은 우리나라 인사한테 이렇게 말합니다. "상장회사 또는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를 통해 북측 사업에 투자해 발생하는 이익을 배분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하는데, 쌍방울과 나노스를 지칭한 것으로 보입니다. 쉽게 말해 북한과 함께 대북사업으로 주가를 올려 그 이득을 서로 나눠갖자는 겁니다.

- 뇌물수수가 되려면 돈이 오가야 하고, 대가를 약속해야 하잖아요. 더 구체적인 모의 정황도 나오나요?

= 리호남이 등장하는 2019년 초 문건에게 리호남은 또 이렇게 말해요. "쌍방울이 내의 50만 장을 보내기로 했다. 금액으로 치면 1천만 불, 즉 100억 원이란 얘기도 꺼냅니다. 근데 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리호남은 이화영 부지사를 직접 언급하면서 "이화영이 내의 등을 인도적 지원 물자로 제공하면서 중국 보세창고에 재판매해 자금을 만들어주는 제안을 했었다"라고 말합니다. 이 문건만 보면 이화영 부지사가 내복을 현금화하는 방안을 말해줬다는 거죠.

실제 현실화되진 않았지만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제를 위반하는 행위를 우리나라 인사가 제안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커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쌍방울과 경기도, 아태협을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검찰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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