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25%·외식 9%↑.. 물가는 '천정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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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 행진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둔화했으나,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서민들의 '고물가 고통'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을 정점으로 점차 하락할 것이라는 '10월 정점론'을 고수하고 있으나, 서비스 물가 등의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정점을 지나더라도 당분간 5%대의 고물가는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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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發 고물가, 서비스로 번져
국제항공료 18%·보험료 15% ↑
외식물가는 30년래 상승폭 최고
"정부 '10월 정점론' 불투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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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1만원 시대 10일 서울 중구 명동 식당가 한 식당 앞 입간판에 메뉴와 가격이 표시돼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2% 올라 2001년 10월(4.3%) 이후 2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외식 물가는 9.0% 상승해 1992년 7월(9.0%) 이후 30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남정탁 기자 |
품목별로 보면, ‘개인 서비스’ 물가가 1년 전보다 6.4% 올라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개인 서비스 부문 중 외식 물가가 9.0% 상승해 1992년 7월(9.0%) 이후 30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비스 물가 조사 대상 품목(148개) 중 124개(83.8%)가 1년 전보다 가격이 올랐다. 국내 단체여행비 상승률이 24.7%로 가장 높았으며, 국제항공료(18.0%)와 여객선료(15.6%) 등 여행 관련 품목과 보험서비스료(14.9%), 대리운전 이용료(13.1%), 세탁료(10.7%) 등도 대폭 올랐다. 외식 품목 중에서는 햄버거(13.5%)와 갈비탕(12.9%), 김밥(12.9%), 자장면(12.2%) 등이 많이 올랐다.
이러한 높은 수준의 서비스 물가 오름세는 물가 상승 압력이 최근 고물가 추세를 견인한 농산물·석유류 등에서 전 부문으로 번져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고물가가 대내적인 부문으로 전이돼 서비스 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변동성이 큰 농산물(곡물 외)과 석유류 품목 등을 빼고 주변 환경에 민감하지 않은 물품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4.5%로, 2009년 3월(4.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1% 올라 2008년 12월(4.5%)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비스는 근원물가 지수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품목이다.
정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을 정점으로 점차 하락할 것이라는 ‘10월 정점론’을 고수하고 있으나, 서비스 물가 등의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정점을 지나더라도 당분간 5%대의 고물가는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서비스 가격은 한 번 오르면 잘 떨어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이 있어 전체 물가 상승세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최근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 플러스(OPEC+)의 감산 결정 등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진 점과 높은 원·달러 환율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점 등도 고물가 지속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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