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징계'로 조직화한 청년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결정지을까

정대연 기자 2022. 10. 1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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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북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바로세우기(국바세) 토크콘서트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신인규 국바세 대표 제공

법원과 당 중앙윤리위원회 결정으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대표직 복귀가 무산되면서 여당 차기 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가 내년 초로 가시화되고 있다. 이 전 대표 시절 늘어난 책임당원과 이 전 대표 징계에 대한 반발을 구심으로 세력화한 청년당원들의 표심이 당락을 결정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0일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에 따르면, 국바세는 최근 9개 권역별 지회를 설립하는 등 전국 조직의 모양새를 갖췄다. 윤리위 징계 등 당의 이 전 대표 축출 시도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당원들이 모여 지난 8월 초 결성된 이후 두 달 만이다. 신인규 대표를 비롯한 2030 청년당원들이 주축이다. 한국 정당사에서 청년들이 주도해 ‘정당 내 정당’ 역할을 하는 조직을 만드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현재 국바세 인터넷 카페 회원 수는 약 4500명, 회비를 내는 국바세 대의원은 500명 수준이다. 국바세는 올해 말까지 대의원 1000명을 확보해 “당을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지역별 상향식 점조직”을 만드는 게 목표다. 국바세는 오는 22일 광주서 3차 토크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전국 단위 행사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국바세를 비롯해 이 전 대표 시절 여당에 새로 유입된 당원들이 대표 선출에 미칠 영향을 두고 설왕설래 중이다. 새 당원들이 유승민 전 의원 등 개혁 성향 인사에 조직적으로 표를 던질 경우 당심이 민심보다 더 많이 반영되는 현재 룰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이 전 대표 측 시각이다.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이 전 대표 임기 초 20만명대에서 80만명 수준까지 늘었다가 현재는 약 60만명대로 떨어진 걸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신규 가입한 당원 성향을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 전 대표를 보고 들어온 당원이 상당수일 것으로 추정한다”며 “또한 젊은 당원들이 의식화·조직화된 것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조경태 의원이 지난달 24일 국바세 토크콘서트에 참석하기도 했다. 당 주류에서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라는 대형 선거 때문에 당원이 늘어난 것이고, 이 전 대표에 비판적인 입장인 당원이 훨씬 많다고 반박한다.

신인규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전당대회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직접 출마하는 것보다 당을 장기적으로 바꿔나가는 게 훨씬 의미가 있다”면서도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신 대표는 “이제 동원 방식이 아니라, 과거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처럼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개혁 성향 정치인을 지지할 수 있게 돕고 싶다”며 “국바세를 통해 교육을 받고 직접 출마하는 모습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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