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선도' 정의선의 선견지명.. 현대차, 포드 제치고 '세계 빅3'

장우진 2022. 10. 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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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회장 취임 2주년
반도체 수급난 등 대응전략 성과
제네시스 브랜드 유럽·中에 상륙
아이오닉5·기아 EV6 호평 쇄도
도요타·폭스바겐 이어 판매 3위
2030년 전기차 점유율 12% 목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4월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에서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 of the Year)'상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Spot). 현대차그룹 제공
미국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법인 슈퍼널이 공개한 UAM 인테리어 콘셉트.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정 회장은 반도체 수급난 등 글로벌 공급망 혼돈기 속에서 회사가 글로벌 완성차 3위에 올라서는 등 위기를 기회로 살렸다. 또 전동화를 비롯해 로보틱스, 자율주행,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등의 역량을 강화하며 '퍼스트 무버'로의 행보를 보였다.

◇글로벌 3위 등극…전동화 영역도 확장=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전 세계에서 329만9000대를 판매해 일본 도요타그룹(513만8000대), 독일 폭스바겐그룹(400만6000대)에 이어 글로벌 완성차 3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2012년 미국 포드를 제치고 첫 5위에 오른 후 12년 만에 글로벌 '빅3'에 업체에 포함됐다.

이는 정 회장 주도의 공급망 위기 대응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이 나온다.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난에 러시아 사태까지 겹치자 올해 초 컨틴전시(위기 시 비상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반도체 직접 구매, 주요 부품의 지역 전환 배치, 신차 출시 계획 조정 등의 전략을 세웠다. 특히 정 회장 취임 이후 전동화 사업에서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차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모델인 아이오닉 5는 작년 4년 출시된 이후 '세계 올해의 차'(WCOTY), 지난해 8월 선보인 기아 EV6는 '유럽 올해의 차'(ECOTY) 등 세계적인 상을 다수 받았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유럽에서는 중국 브랜드를 제외하면 3위권에 오르는 등 소비자들에게도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유럽·중국에 진출시켰고, 일본에는 아이오닉 5와 수소전기차 넥쏘를 기반으로 12년 만에 재진출하며 글로벌 영역 확장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30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2025년에는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 'eS' 등의 신규 플랫폼 2종을 도입할 계획이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4월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로부터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파괴적 혁신가 중 '올해의 선지자'로 선정됐다. 당시 그는 미 특파원 간담회에서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면서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로보틱스·자율부터 AAM까지 전방위 투자= 정 회장은 취임 후 미국서 자율주행법인 모셔널과 AAM 독립 법인 슈퍼널을 각각 설립했고 로보틱스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는 등 미래 모빌리티 역량 강화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지난 9월 KT와 7500억원 상당의 주식 맞교환을 통해 6G 자율주행 기술, 위성통신 기반 AAM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맺는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 대해 전방위 투자에 나섰다.

여기에 미국 조지아주에는 55조4000만 달러(7조8000억원)를 들여 2024년 하반기를 목표로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13억 달러(1조8000억원)를 투자해 미국에 전동화 부품 공장을 세우기로 하는 등 현지 전동화 기반 강화에 나섰다.

동남이 지역의 경우 인도네시아에서는 올해 초 아이오닉 5의 현지 생산을 시작했고 LG에너지솔루션과는 배터리 셀 합작 공장을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싱가포르에는 미래 모빌리티 허브격인 글로벌혁신센터(HMGICS)를 연내 완공할 예정이어서 미래 모비리티에 대한 청사진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IRA 난제·지배구조 개편은 숙제= 하지만 지배구조 개편과 미국 정부가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돌파구 마련은 정 회장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사업 재편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지만 엘리엇의 반대로 무산됐다. 정 회장은 취임 직후 첫 공식 행사였던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한 뒤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고민 중"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후 현대오토에버를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계열사 통합 등의 계열사 재편이 있었지만 이후 뚜렷한 변화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핵심 키로 꼽히던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은 올해 초 저조한 수요예측에 철회됐고, 최근 현대모비스의 자회사 설립도 지배구조 개편보다는 하도급법에 따른 대응 목적이 더 크다.

이 외에 지난 8월부터 미국에서 시행된 IRA는 현대차의 글로벌 전동화 전략의 걸림돌이다. 업계에서는 IRA에 대한 정치적인 논리로 국내 기업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다음달 11월 미 중간선거 이후 해소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IRA는 정치적인 논리가 커 두리뭉실한 부분이 많다.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어기는 것으로 캐나다·멕시코는 포함하면서 한국을 제외한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며 "다음달 미 중간선거 이후에는 유예 정도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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