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핵위협에 대응하는 전략

박만원 2022. 10. 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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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링해 바다 밑에서 핵미사일이 발사돼 프랑스로 향한다. 프랑스는 러시아 잠수함의 공격으로 판단하고 북해에서 작전 중이던 자국 잠수함에 핵보복을 명령한다. 그런데 프랑스를 향하는 미사일이 사실은 테러단체가 러시아와 프랑스의 전쟁을 유발하기 위해 쏜, 핵탄두 없는 미사일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프랑스는 잠수함에 내린 핵공격 명령을 취소하려 하지만, 방법이 없다. 잠수함은 핵공격 명령을 받은 뒤 모든 통신이 차단돼 핵미사일 발사를 취소할 방법이 없었다.

프랑스 잠수함 영화 '울프 콜'은 핵전쟁의 '상호확증파괴' 개념을 사실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다. 상호확증파괴란 핵보유국이 선제 핵공격을 당하더라도 잠수함처럼 끝까지 살아남은 핵보복 수단으로 반격해 결국 양측이 공멸하게 되므로 핵보유국들이 함부로 핵무기를 쓸 수 없게 한다는 전략 개념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핵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재래식 무기로는 우크라이나를 이길 수 없게 되자 당장이라도 핵버튼을 누를 것처럼 말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아니지만 일단 러시아의 핵폭탄이 떨어지면 미국과 나토가 최고강도로 반격할 게 확실시된다. 러시아는 그대로 무너지거나 아니면 나토 국가로 핵공격을 확대해야 하는데 그러면 나토의 핵보복을 피할 수 없다.

북한도 조만간 핵실험에 나설 태세다. 전 정부 5년, 아니 북한의 핵 개발 이후 30여 년간 우리의 비핵화 외교는 현실성이 없었다. 북핵을 상수로 두고 현실적 대응을 고민할 시점이다. 미군의 전략자산과 별개로 우리 스스로의 반격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남쪽으로 발사되는 즉시 바다 밑과 산속 격납고에서 '괴물미사일' 수백 발이 평양을 향해 자동 발사된다면 김정은이 목숨을 걸고 도발할 수 있을까. 비핵국가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핵 위협에 굴하지 않고 싸우는 과정을 참고할 만하다.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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