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록 "놀라운 '리턴 투 서울'..관심 가져줄까"(종합) [BIFF]

고승아 기자 2022. 10. 1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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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 추 감독 '리턴 투 서울' 오픈토크
데이비 추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박지민씨, 오광록씨가 10일 오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리턴 투 서울' 오픈토크에 참여해 관객과 대화 나누고 있다. 2022.10.10/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부산=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오광록이 프랑스로 입양된 이의 이야기를 다룬 '리턴 투 서울'에 출연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10일 오후 4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영화 '라이스보이 슬립스' 앤소니 심 감독, 최승윤, 에단 황, 도형 황과 '리턴 투 서울' 데이비 추 감독, 박지민, 오광록이 참석한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리턴 투 서울'의 메가폰을 잡은 데이비 추 감독은 이날 영화에 대해 "한국을 다시 찾아오면서 생기는 이야기"라며 "프레디가 한살 때 입양되어서 살다가, 처음으로 서울을 찾아 휴가를 즐기러 온 건데, 우연한 계기로 생부와 가족을 만나면서 관계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보여주는 영화다"라고 소개했다.

추 감독은 작품의 배경에 대해 "제가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첫 영화로 왔는데, 그때 절친과 같이 왔다"라며 "그 친구도 프랑스로 입양된 친구인데 저와 부산에 왔을 때 생부, 가족들을 만나는 자리가 있었고 제가 그 자리에 함께 갈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감정이 상당히 복잡하고 단순하지 않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걸 보면서 찢어진 관계가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보여주고 싶었고, 그래서 그걸 바탕으로 '리턴 투 서울'을 작업하게 됐다"라며 "한국에도 입양아들이 많아서 여러 작품을 통해서 봤을 텐데, 제가 경험했던 것과 결이 다르더라, 입양아들이 다시 가족을 만나고 재회하는 과정이 사실은 더 어렵고 복잡하단 걸 깨달아서 '리턴 투 서울'을 통해 그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지민 배우가 그 복잡함을 잘 표현해주신 것 같아서 캐릭터들과 상황이 잘 살아날 수 있었다"고 했다.

프랑스로 입양된 프레디 역을 맡은 박지민은 "열정적인 시간이었다, 힘들기도 했지만 즐겁고 행복한 시간도 많았고, 제 안에 새로운 면들도 봤던 시간들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그는 시나리오 작업 과정에서 추 감독과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영화를 찍기 한 달 전에 (추 감독에게) 시나리오에 대한 퀘스천과 문제점이 많이 보인다고 하면서, '네가 그 문제점을 안 듣고, 문제점에 대해서 같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나는 출연을 못하겠다'고 했다, 그 조건으로 영화에 출연을 하게 됐다"라며 "그래서 시나리오 처음 읽었을 때와 지금 영화와는 다른 점이 많다, 아시아 여성 이미지가 새롭게 나타나는 영화가 됐다고 저는 믿고 있다"라며 "원래 남자 캐릭터와 여성 캐릭터가 부딪히는 장면들 중에서 시나리오 상 미소지니(여성혐오), 섹시스트한 부분에 대한 문제점이 많았고, 이걸 고쳐야 한다고 말하면서 감독과 같이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작품에서 프레디의 생부 역할을 맡은 오광록은 글로벌한 작업을 한 소회를 전했다. 오광록은 "현장에는 프랑스 감독, 벨기에 동시 녹음, 카메라도 벨기에, 프랑스, 독일 친구들, 스태프 중에도 미국인 친구가 있었다"라며 "저는 이 현장에서 감독이 바라보는 해석하고 또 작품을 찍어야 할 때 그 동안 한국 작업을 하면서 느껴보지 못한 다른 시선들, 어떻게 그런 것들이 다국적 스태프들이었는데 어쩜 그렇게 소통을 잘 할 수 있는가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오광록은 다만 이런 영화들이 주목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4년 전인가, BIFF 개막작이었던 '뷰티풀 데이즈'라는 영화에 이나영, 장동윤과 같이 출연한 적이 있는데, 영화가 탈북한 여성이 조선족 남자를 만나고 아이를 낳고 큰 사건이 생겨서 한국으로 오게 되는, 통상적으로 생각하면 '에휴 그런 일들'하며 무관심해지는 것들에 대해서 너무 아름답고 매혹적으로 담은 영화였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근데 1만여 명 정도가 이 영화의 총 관객 수였다, 너무 놀랍고 충격적이었는데도 '리턴 투 서울' 역시 프랑스로 입양 간 딸 아이가 일본을 가려다가 우연히 한국에 불시착처럼 있게 되면서 우연히 가족들을 만나게 되고 겪게 되는 여정인데 한국 관객들이 이러한 것에 관심을 가질까, 사실 대단히 회의적이다"라면서 "한국의 젊은 관객들이 갖는 통상적인 외면과 무관심에 대해서 저는 좀 비판적이다"라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추 감독이 갖고 있는, 어쩜 그렇게 수많은 한국 배우들과 언어가 통하지 않아 통역을 하면서도, 어찌 보면 대단히 화가날 수도 있는 순간을 잘 풀어서 배우의 입장에서 다시 살펴보고 소통해 나가는 그런 놀라운 걸 젊은 감독한테서 봤다"라며 "칸에서 처음 영화를 보고 두 번 봤는데, 어쩌면 이렇게 영화가 현대미술처럼 놀라울 수 았는가, 생략과 응축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프랑스 출생의 캄보디아인인 추 감독은 끝으로 아시안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룬 의미에 대해 "저도 이것이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거에 공감한다"라며 "'나는 누구인가'라고 질문을 하실텐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태어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한다, 그게 전쟁이나 경제적 이유일 수도 있는데 저도 프랑스에서 주로 살았지만 20대에 캄보디아로 이주하면서 두 문화를 경험하게 됐다"고 설명하며, "우리 영화는 '너는 이거야'라고 박스에 사람들을 집어넣으려고 하는데 프레디는 그거에 대해서 저항하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리턴 투 서울'은 프레디(박지민)가 여행처 떠난 일본행 항공편이 태풍으로 변경되자, 어린 시절 프랑스로 입양된 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게 된 뒤 생부(오광록)을 우연히 만나게 된 이야기를 담았다. 첫 장편 다큐 '달콤한 잠'(2011)으로 BIFF를 찾았던 데이비 추 감독의 신작으로, 올해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에 초청됐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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