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이방원' 다음 주도주는 '자네인가'

성채윤 기자 2022. 10. 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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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기술株 하락장서도 꿋꿋
자율주행·스마트시티 호재 기대
LX세미콘·한미글로벌 등 관심
LG이노텍 등 카메라 모듈도 주목
[서울경제]

미국의 초긴축 악재가 이어지면서 급락장의 파고를 견딜 차기 주도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이 앞선 올여름 베어마켓랠리(약세장 속 단기 반등)의 주인공이었다면 다음 주도주 후보군으로 자율주행·인공지능(AI)·가상현실(VR) 업체들이 부상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친환경 미래 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수혜 기업들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 업계는 이들 테마가 혁신적인 기술로 아직 미래 사업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판단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LX세미콘(108320)(10.92%), 현대오토에버(307950)(9.18%), 켐트로닉스(089010)(8.28%) 등 자율주행주는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네옴시티 수주 수혜 기대감에 한미글로벌(55.4%), 유신(29.51%), LS(8.11%) 등에 매수세가 몰렸다. 에스피지(058610)(12.43%), 유일로보틱스(388720)(11.75%) 등 로봇·AI주와 LG디스플레이(034220)(13.75%), 나무가(190510)(12.81%), 칩스앤미디어(094360)(24.11%) 등 VR주도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외에 LG이노텍(011070)(8.04%), 삼성전기(009150)(6.25%), 캠시스(050110)(12.12%), 퓨런티어(370090)(6.36%) 등 카메라 모듈 관련주 역시 강세를 보였다.

금융투자 업계 전문가들은 AI 등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대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인력, 에너지, 반도체 칩, 운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급이 물리적 한계에 직면하면서 경제 전반의 생산성이 둔화하고 있다”며 “로봇·AI·자율주행 등 기술 혁신으로 현재 직면한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게 해줄 기업들이 다음 사이클의 주도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AI 기술을 탑재한 자율주행 분야는 복잡해진 도심, 운송 용량 한계 등과 관련한 문제 해결의 열쇠로 주목된다. 최근 정부가 완전자율주행 사용화를 위한 청사진을 내놓은 데다 인텔의 자율주행 전문 자회사인 모빌아이가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자율주행 테마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표 수혜주로는 LX세미콘이 거론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X세미콘은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신사업을 통해 가속화하는 스마트카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속도가 붙으면서 LX세미콘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I와 결합한 로봇 기술도 인력 부족, 기업 생산성 한계 극복 방안이라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로봇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며 향후 수급 효과까지 기대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피지와 에스비비테크 등이 기술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며 “후발 주자들이 공급 레퍼런스를 쌓고 신뢰도를 높여간다면 일본 기업의 독주 체제에서 크게 바뀌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친환경 미래 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수혜주도 주목하고 있다. 네옴시티는 초고층 빌딩, 신재생에너지, AI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시티로 총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675조 원)에 이른다. 국내 건설 업체들뿐 아니라 AI·자율주행 등의 영역에서도 기회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허선재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한국 방문 시 국내 업체들의 추가 수주 현황이 구체화되며 본격적인 네옴시티 관련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며 “한미글로벌 등 대규모 수주 업체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강현실(AR), VR, 확장현실(XR) 등의 기술 역시 폭발적인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VR 시장에 참전하고 내년 삼성전자도 VR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의 핵심 서비스가 무엇일지, 그리고 누가 패스트팔로어(빠른 추격자)가 될지가 2023년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애플 VR을 계기로 AR·VR 등 부품 생산에 특화된 LG이노텍의 리레이팅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 자율주행·AI와 밀접한 카메라 분야도 관심을 끈다. 자율주행·스마트워치·로봇청소기·자동차·블랙박스 등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메라 모듈 업체는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로 새 성장 동력이 필요한 가운데 자동차의 전장화, 자율주행 3단계 진입, 전기차 생산 비중의 확대로 신수요·신시장 창출이 기대된다”며 “카메라 모듈 업체의 포트폴리오는 2023년을 기점으로 전장향 비중이 빠르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채윤 기자 ch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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