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당신, 당뇨 심장병 '위험신호' [생활속 건강 톡 메디新]

2022. 10. 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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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동서양을 막론하고 잠을 잘 자는 것, 즉 숙면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아침에 "안녕히 주무셨어요?"라며 문안 인사를 한다. 밤새 별일 없이 잠을 잘 수 있었느냐는 의미도 있지만 그만큼 잠을 잘 자야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하다는 의미다.

미국의 개국공신이자 펜실베이니아대 설립과 발전에 크게 기여한 벤 프랭클린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은 사람을 건강하고 부유하고 현명하게 만든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꿀잠'은 근육을 쉬게 하고 피로 해소를 돕는다고 생각한다. 매일 쉼 없이 활동하는 뇌를 쉬게 해줄 수 있어 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 심혈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숙면은 심장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하루에 6~7시간 정도 수면은 누구나 필요하다. 수일 정도의 수면 부족은 크게 관계가 없겠지만 수면시간이 만성적으로 부족할 때는 건강에 여러 적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수면시간이 7시간이 안 되는 사람은 7시간 이상을 자는 사람에 비해 비만,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증, 우울증 등을 경험할 확률이 높아진다. 수면 부족과 연관돼 있는 대표적인 심장 위험인자는 혈압이다.

일반적으로 깊은 수면 중 사람의 혈압은 깨어 있는 동안에 비해 평균 10㎜Hg 감소하게 된다. 잠이 부족해지거나 수면의 질이 나빠 깊은 잠을 잘 수 없으면 그만큼 혈압이 높은 시간을 오랜 기간 지속하게 되는 것이다. 당뇨병 위험도 높아진다. 수면이 부족하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많아지고,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배고픔과 식욕을 조절하는 중추에 영향을 미쳐 식욕억제 호르몬은 감소하고, 식욕증가 호르몬이 늘어나 과식이나 폭식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대사장애가 생기고 비만이 되기도 더 쉬워진다. 그래서 수면 부족은 과체중과도 연관이 있다.

숙면을 방해하는 여러 원인 중 심장병과 연관된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무호흡증이다. 무호흡은 흔히 코골이와 동반되고 비만과 관련이 있다.

살찐 중년 남성이 밤에 자면서 크게 코를 골다가 갑자기 숨을 수 초간 안 쉬다 "푸후~" 하면서 숨을 다시 쉬는 것이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남성만의 문제는 아니다. 수면무호흡증은 만성적 혈압 상승뿐 아니라 저산소증으로 인한 심부전 악화, 뇌졸중, 심근경색과도 관련된다. 이처럼 숙면은 근골격계나 뇌 건강뿐만 아니라 심장 건강에도 큰 역할을 한다.

숙면을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권유해보고 싶다. 우선 일정한 루틴을 만들고 일정한 시간에 잠들려고 노력하자. 종일 집에서 졸다 깨다를 반복하면 저녁에 숙면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과 중에 충분한 신체적 활동을 해야 하고 필요에 따라서 저녁식사 후 가벼운 걷기 운동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심한 운동을 하는 것은 피하자.

수면 환경도 중요하다. 침실 환경은 단순하고 조용해야 하며 빛이 잘 차단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특히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늦은 시간까지 본 후에 잠을 못 자는 사람이 많은데, 가급적 잠들기 직전에 휴대폰을 보는 유혹을 뿌리치도록 노력해보자.

저녁에 과식을 하는 것도 좋지 않고 음주나 카페인 섭취는 수면 질을 떨어지게 하는 요소다. 과식도 문제가 되지만 역시 굶어서 배고픈 상태로 자려고 하면 잠들기 어렵다.

적어도 잠을 청하기 3~4시간 전에 적당량의 저녁식사를 하고 가볍게 산책을 해보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정기 건강검진 시에 평소 충분한 수면시간에도 불구하고 늘 피곤하거나 수면 중에 심한 코골이가 있을 때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것은 아닌지 반드시 검사받기를 권유하고 싶다.

모두가 양질의 수면을 통해 상쾌한 마음과 재충전된 몸뿐만 아니라 건강한 심장으로 활기차게 시작해보면 좋겠다.

[박경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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