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 간 치열한 '난타전' 개시.."당 대표 적임자는 바로 나"
'비주류' 자처 유승민 집중 공세.."이준석 뒤 잇나" "배신의 정치"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국민의힘이 '가처분 리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년 초 전당대회 개최를 사실상 확정하면서 당권 경쟁이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각 당권 주자들은 최근 상대 후보들과의 '난타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주로 당권 경쟁자의 흠을 부각하고 자신이 차기 대표 적임자임을 내세우는 방식이다.
'경쟁자 때리기' 포문을 연 당권 주자는 전임 원내대표인 4선의 김기현 의원이다. 김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롭게 출범할 차기 지도부의 지상과제는 단연코 총선 승리이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만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며 "차기 당 대표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2024년 총선을 자신의 대권가도를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당이 피눈물 나던 야당 시절 원내대표로서 대선 승리를 견인하는 데 온몸을 던졌던 저의 마지막 정치적 목표는 오로지 총선 승리의 밀알이 되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당권 경쟁자들을 직접 겨냥하는 동시에 자신이 차기 당 대표 적임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7일에는 안 의원이 '10년 동안 중도 정치를 한 자신이 당을 지휘해야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민주당의 전신인 정당의 대표를 하셨던 분인데, 우리 당에선 아직 잉크도 채 안 마른 (입당한 지) 몇 달밖에 안 됐다"며 "10년 동안 보니까 창당, 합당, 탈당, 또 창당, 합당, 탈당을 8번 반복했는데 중도 보수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을지, 아니면 창당, 탈당해서 너무 과도한 변신을 한 것이 아닌지 생각이 든다"고 공격했다.
안 의원은 김 의원에 대한 반격을 통해 자신이 당 대표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지난 9일 MBN 인터뷰에서 "당에서 뿌리가 아주 깊은 분들은 당 대표에 당선이 되면 공천을 줘야 할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며 "저는 그런 (공천을 줘야 할) 부담이 없다"고 받아쳤다.
4선의 윤상현 의원은 김 의원의 '경쟁자 때리기'를 비판하며 존재감 띄우기에 나섰다. 윤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의원이 민주당 대표(를) 지낸 사실과 창당·합당·탈당 이력을 공격한 건 나가도 너무 나갔다"며 "이번 비판은 반칙"이라며 김 의원을 견제했다.
윤 의원은 또 "안 의원의 민주당 탈당이 잘못됐다는 건가, 우리 당과 합당한 것이 잘못됐다는 건가, 아니면 오세훈 시장과 단일화한 것이 잘못인가, 윤석열 대통령과 단일화한 것이 잘못인가"라며 "민주당 대표 지낸 사람과 단일화하면 안 된다고 왜 그때 목소리 내지 않았는가"라고 꼬집었다.
당권 주자들은 최근 당권 도전을 본격화하는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서도 집중 공세를 펼치고 있다. 여기에는 유 전 의원 비판을 통해 당심이 70% 반영되는 대표 선거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당권 주자 중 유일하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비판 의견을 표출하며 당내 '비주류'를 자처하고 있는 점도 차별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유 전 의원을 겨냥해 "정권 초기부터 이준석 전 대표는 대통령을 '양두구육'이라 하며 흔들어 대더니, 이제 유 전 의원이 뒤를 잇는가 보다. 윤석열 당원도 징계하라 하니"라고 비판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이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중앙윤리위가 이 전 대표에 대해 추가 징계를 내린 것을 비판하며 "양두구육이 징계 사유라면 '이 xx들, x 팔린다'는 막말을 한 윤석열 당원은 왜 징계하지 않느냐"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유 전 의원이 전날(9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 여론조사에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공유한 데 대해선 "같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7주 연속 1등은 나, 본인이라고 구태여 언급하지 않겠다"고 적기도 했다.
안 의원도 지난 9일 MBN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을 겨냥해 "지난번에 경기지사 경선 때 50대 50 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졌다. 그러다 보니까 당에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다"며 "이번에 70대 30인 (전대) 룰 하에서 과연 출마를 해야 될 것인가 아니면 좀 더 이제 당원들의 신뢰를 얻는 데 더 힘을 쓸 것인가 대해 많은 고민을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 역시 지난달 28일 유 전 의원을 겨냥해 "상대 진영의 터무니없는 가짜 조작방송에 현혹돼 오히려 민주당 의원들보다 더 자당의 대통령과 당을 공격하며 '내부총질'을 한다면, 그것 또한 동지로서의 처신이 아니다"며 "내부총질에 익숙한 '배신의 정치'로는 우리 당의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없다"며 유 전 의원을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내년 2월 전당대회 개최로 가닥을 잡았다. 당권 주자 간 난타전은 전대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역선택 방지 조항' 등을 둘러싸고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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