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행 끝낸 北김정은 "대화 필요없다"..조여오는 7차 핵실험
김정은 깜짝 등장해 내부결속
리설주, 미사일 발사현장 동행
日열도 넘긴 IRBM 제원 공개
金, 발사궤적 바라보는 사진도
항공유 부족에도 전투기 훈련
미그기 등 구형 훈련기 총동원
◆ 北 핵위협 고조 ◆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일정한 미사일 비행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내륙 저수지에서 SLBM을 쏜 것 같다"면서 해당 시험발사가 성공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북측이 향후 발사 심도를 늘려가며 추가시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이 다수의 신형 탄도미사일 전력을 공개한 것도 눈에 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이동식 지휘통제차량에서 일본 열도를 넘어가는 미사일의 궤적을 모니터를 통해 지켜보는 모습을 담은 보도사진도 내놨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궤적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자신들이 지난 5일 국가항공총국 대변인이 담화를 통해 밝힌 것처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앞서 민항기들과 주변 국가들의 안전을 고려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 보도사진에는 북한 공군의 주력 전투기종인 미그(MiG) 21·23·29와 수호이25(Su-25) 등이 다수 식별됐다. 이외에 구형 훈련기들도 다수 등장했다. 이는 압도적인 한미의 공중전력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도 있지만 내부 과시와 결속 효과를 노린 퍼포먼스로도 보인다.
북한은 이번 훈련을 한국 공군의 특별감시선 이북 지역에서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감시선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항공기의 특성을 감안해 군이 북쪽으로 설정한 임의의 선이다. 군 관계자는 "군은 북측 군용기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F-35A 등 최첨단 자산을 투입해 압도적으로 우세한 전력으로 대응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훈련에서) 신형 공중 무기체계들의 시험 발사를 통해 신뢰성을 검증했다"고 밝힌 부분도 주목된다. 이는 한미 공중훈련 당시 공군의 합동직격탄(JDAM) 투하에 대한 맞대응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JDAM처럼 일반 재래식 폭탄에 위성항법장치를 부착하고 유도 기능을 더해 새로운 무기체계를 개발했을 개연성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계산된 잠행' 이후 노동당 창건일에 재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8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통해 "핵 포기는 절대 없다"면서 공세적·선제적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하고 하루 뒤인 북한 정권 수립일(9·9절)에 방역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가 이번에 한 달 만에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깜짝 등장과 함께 한·미·일 군사훈련에 맞서는 전술핵 훈련을 지휘하는 '최고사령관'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켰다. 이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수하며 미국과 각을 세우는 자신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내부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북한은 이번에 김 위원장이 부인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미사일 발사 장면을 현지 지도하는 모습도 처음으로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보도를 통해 이번 훈련이 전쟁 억제력과 핵 반격 능력을 검증하고 '적'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훈련은 적들에게 우리의 핵 대응태세와 핵 공격 능력을 알리는 분명한 경고, 명백한 과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7차례에 걸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통해 자신들이 가진 핵 공격 능력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또 경고하겠다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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