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집 팔아도 빚 못갚는 38만 가구, '부채폭탄' 째깍째깍

류재민 기자 2022. 10. 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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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광고 안내판/연합뉴스

금리 상승기로 접어들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최대치 대출을 받은 사람)’ 등의 가계부채 문제가 한국 경제의 위기를 촉발하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뇌관이 될 수 있는 ‘금융부채 고위험 가구’가 38만 가구가 넘는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고위험 가구는 현재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쏟아붓고 있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집을 비롯한 보유 자산을 다 팔아도 대출을 다 갚을 수 없는 가구를 뜻합니다.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이 100%를 넘어선 거죠.

10일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금융부채 고위험 가구는 38만1000가구로,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3.2%입니다. 2020년 말(40만3000가구)보다는 줄었지만, 코로나 직전인 2019년(37만6000가구)과 비교하면 여전히 5000가구 정도 많습니다. 고위험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전체 금융부채의 6.2%인 69조4000억원이라고 합니다.

이런 ‘고위험 가구’보다는 상황이 다소 낫지만,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 차주’가 전체 대출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분기 말 6.3%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취약 차주는 3개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동시에 소득 하위 30% 저소득자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 저신용자라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아직 금리 상승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한국은행 분석 결과, 기준금리가 0.5%포인트 높아지면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6조5000억원 늘어납니다. 대출자 1인당 이자 부담을 따져보면 연간 이자가 평균 32만7000원 늘어나는겁니다.

한은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도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금리 인상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날씨 변화와 같은 것이죠. 그러니 대책도 잘 세워야 합니다. ‘고위험 가구’ 등의 부채 문제에 대해 정부가 바짝 신경을 써서 뇌관이 터지지 않도록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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